“한국물류주식회사 설립 필요하다”...인터뷰/ 한국물류학회 박정섭 회장

Author : Reporter_ / Date : 2015. 11. 16. 16:22 / Category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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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 2015년 4월

“한국물류주식회사 설립 필요하다”

물류산업 육성위해 국가차원에서 움직여야

문의 및 제보 : logipress@hanmail.net



전자상거래시장의 급속한 성장으로 각 유통기업은 물류를 통해 경쟁력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물류와 IT를 융합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물류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바뀌면서 물류산업이 새로운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물류학회 박정섭 회장은 국가차원에서 ‘(가칭)한국물류주식회사’를 설립해 적극적으로 물류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략적으로 물류산업을 육성하자는 의도다. 그는 현대자동차와 현대글로비스가 해외시장에 동반 진출한 사례를 꼽으며, 이러한 움직임이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물류주식회사는 육·해·공 모든 영역에서 물류인프라를 갖춘 기업을 선정해 국가가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한국의 물류산업이 선진국 대열에 오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정섭 회장을 직접 만나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본지 독자들에게 한국물류학회를 소개해 달라


저희 학회는 1991년 창립됐다. 무역을 전공한 교수님들이 주축이 돼 설립됐으며, 현재는 물류, 무역, 마케팅, 유통, 경영 등 다양한 분야의 교수·연구진과 정계 및 현업에 근무하고 있는 500여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학회의 근간이 되는 물류학회지는 올해 25권이 발행될 예정이다. 학술지는 등재지로서 물류를 근간으로 유통과 경영에 대한 연구성과를 매년 3,6,9,11,12의 5회에 걸쳐 발간하고 있다. 특히 이론적인 논문만 아니라 현장의 연구성과도 공유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우수논문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장관의 학술상을 시상하고 있다. 


저희 학회는 2004년 건설교통부 산하의 사단법인으로 등록됐고, 매년 물류 및 유통혁신에 공로가 있는 업체의 대표에게 물류인 대상을 시상하고 있다. 학술발표대회는 매년 춘계, 동계 정기학술대회와 7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베트남, 터키, 인도, 몽골,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에 이어 올해는 7월 12일 시애틀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제학술대회는 글로벌 시대에 연구자들이 견문을 넓히고, 연구는 각자하되 친목과 우정을 나누자는 의미로 매년 개최하게 됐다. 2008년 여수 국제학술대회 이후 의기투합이 돼 매년 30명 이상의 회원들이 공부는 각자하지만 인생은 함께하자는 생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저희 학회는 물류정책을 비롯한 물류경영과 물류와 연관된 분야의 연구를 통해 물류분야의 연구와 지식확산에 크게 기여해 왔다. 


물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저조하다. 물류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물류가 아직 국민들의 기대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국민들은 IMF이후 2000년대 들어서 택배를 통해서 물류를 접하게 됐고, 기업에서도 물류에 관심을 둔 것도 물류관리사 자격제도를 실시한 1997년 무렵이다. 지금은 물류를 제조를 대체할 새로운 분야로 여기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크게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장에서 지위가 낮은 것도 현실이다. 


물류업의 근간을 이루는 택배업의 하부구조인 택배원의 생활이 넉넉지 못하고, 영업차량운전자의 소득도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없다. 그리고 기업에서도 다른 업종보다는 다소 낮은 임금수준 등으로 물류에 대한 기대보다도 현재의 수준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은 물류대란을 통해 물류가 물과 공기와 같이 산업의 근간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동시에 열악한 물류환경도 알게 됐다. 최근에는 학생들이 물류에 대한 비전을 갖고 물류분야에 입사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으나, 관심사는 안정과 높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직종들이다.


정부가 물류를 창조경제시대의 미래가 아닌 현재로부터 시작하는 성장동력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집중 육성하고 지원한다면 국민들의 성원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태생적으로 배달의 민족이며, 어떤 환경에서도 확실히 처리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때문에 글로벌시대에 우리의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업종이다. 이제는 삼성과 같은 세계시장을 선도할 글로벌 물류업체의 출현을 통해 물류산업에 대한 기대를 실현하고 인류의 행복과 평화에 기여하는 산업으로 국민의 관심을 받았으면 한다.  


최근 IT와 물류, 유통과 물류가 융합되는 양상을 보인다. 각 산업간 융합을 긍정적으로 보나?


최근에는 업종도 파괴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전에는 전방통합 혹은 후방통합으로 제조와 유통이 통합됐지만, 최근에는 영역의 통합이라는 통섭 혹은 융합의 개념이 강조되고 있다.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상품 판매 현황을 파악하기도 하며, 쿠팡과 같이 직접 배송을 통해 주문 후 2시간내 배송을 하겠다고 한다. 


유통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물류의 지원이 필수이며, 이에 따라 유통을 중심으로 물류가 융합되고, 물류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에서 유통의 일부 중첩을 바탕으로 유통과 물류가 융합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물류가 이전에는 유통의 일부였다면, 최근에는 물류가 유통을 지원하고 공급망상의 모든 분야를 지원해 유통은 그 일부 지원분야로 인식되기도 한다. 물류는 IT의 지원을 통해 공급망에서의 재고와 이동 및 공급을 조정하고, 물류활동을 통해 이를 수행한다. 물류에 있어서 IT는 물류 자체이기도 하며, IT 기술의 발전으로 어느 영역에서든 망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유통과 물류의 명확한 구분은 그 의미가 없으며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는 방향이 더욱 의미가 있다고 본다. 


최근 한가지의 기술과 소재로 만들어지는 제품도 있지만 첨단의 제품일수록 많은 소재와 기술이 모여서 한 제품을 만들 듯이 인접해 있는 영역의 융합을 통해 보다 합리적인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가능하리라 본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화물자동차 운전자 부족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물류기업이 세워야 할 대응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최근 우리나라는 지입차량을 구하기 힘들다고 한다. 현장에서는 이미 물류의 하부구조인 수송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운수업의 종사자들의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지만 낮은 보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대기업 혹은 운수 전문기업의 운전 근로자는 일반 직장보다 좋은 대우를 받고 보람과 자부심을 갖고 안전과 고객만족을 신경쓰면서 근무하는 것을 봤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최근의 보도는 고령운전자가 운전에 적합한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그래서 일반 직장을 퇴직하고 50대에서 70대까지의 운전직 근무는 반퇴시대에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고령화시대의 적합한 물류현장의 포장을 표준화하고, 합리화 차량을 활용해 상하차의 부담을 줄이고, 일정구역의 루트배송 등으로 업무강도를 낮게 하고, 적정수준의 보수를 지급하고 회사에 고용돼 차량구입과 유지 등의 부담이 없이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면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최근 경기의 저조로 인해 국내 물동량이 줄어드니 물류센터 등의 투자가 감소하고 있는 시점에서 수배송 물량의 감소를 예측할 수 있고 임금의 상승 등 경영여건의 악화로 고령자에 대한 배려가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물류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변화 혹은 정책이 있다면?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때 주문이 폭주하자 미국의 일부 도시에서 물류대란이 일어났다고 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물류업은 생산과 판매와 상호 연관을 갖고 있다.


물류업을 발전시키려면 제조업을 통해 물량이 확보돼야 한다. 또한 판매가 돼야 물량이 움직이게 된다. 지난해 저는 결재가 어려워 천송이 코트를 제대로 팔지 못해 결재시스템을 바꾼다는 보도를 봤다. 한류를 통한 판매가 늘어나면 물류는 활성화 될 수 있다. 그래서 저는 제조업과 이비즈(e-Biz)를 포함한 상거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본다. 무역의존도 110%의 글로벌 경제시대에 물류도 글로벌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전에 종합물류기업인증을 도입할 때, 저는 우리나라에 ‘(가칭)한국물류주식회사’를 설립하자는 의견을 개진한 적이 있다. 저는 이미 준비된 기업을 선두주자로 내세워 동반 진출을 생각한 적이 있다. 상대국의 경제수준과 정치상황 등을 고려해 민·관을 대표하는 물류기업이 함께 힘을 합치는 것이다. 민간에서는 육·해·공을 갖고 있는 기업과 공적으로는 우체국의 2곳을 대표주자로 선정해 대통령의 순방외교 시 진출을 추진하고, 나머지 기업은 협업을 한다면 한국물류주식회사가 더욱 빨리 안착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현대자동차가 현대글로비스와 동반진출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수출과 수입을 기회로 우리의 물류기업이 참여한다면, 그 규모가 세계 10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철도사업을 활성화하면 좋을 듯하다. 현재 세계적 기업은 주로 항공과 선사를 위주로 하고 있는데, 다른 수단은 철도다. 설국열차가 제공해준 아이디어로 세계를 철도로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그 중심이 되는 것이다. 최근 중국의 철도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어 우리의 철도가 새로운 비전으로서 투자에 아쉬움이 있지만, 이 분야의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지도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동쪽으로는 미국과 남미가 연결되고, 서쪽으로는 중국과 러시아 및 유럽을 연결하기 때문에 북한을 지하나 해저로 통과하던지 다른 정책적 수단을 통해 철도가 활성화되면 세계 물류의 중심지로서의 지정학적 위치의 장점이 부각될 것으로 본다. 


시속 400Km이상의 해무급 열차가 최근 개발되는 추세이므로 영국까지 8800Km의 거리를 24시간 내에 수송이 가능하다. 범지구적 물류시스템의 연구와 구축이 미래의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국내 물류산업 관계자들에게 한마디. 


물류산업을 발전시켜 글로벌 물류기업을 키우고, 이를 통해 지속성장을 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비전이 없으면 길이 명확치 않아 여기도 저기도 기웃거리고, 결국 세월만 보내게 된다. 물류인과 물류정책입안자 그리고 연구자, 학생 모두 물류를 미래 산업으로 생각하고 노력해야 한다.


2013년 글로벌 물류시장 규모는 4.5조 달러로 이는 우리나라 GDP의 3.9배, 총수출의 9배 수준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960억 달러로 2%에 불과하다. 물류시장은 2020년에는 8조 달러 규모의 거대시장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바, 물류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2013년 글로벌 기업 DHL 1개사의 매출이 80조원에 이르는데 우리의 상위 4개회사의 매출합계가 19조원에 불과해 분발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 10대 무역국이며, 실질상선 보유기준 세계 5위, 공항화물기준 세계 3위, 컨 물동량 기준 세계 5위의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저는 현재의 물류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최고의 수준에 있지 않은 것이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물류국가로 발전시켜 현재의 열악한 환경과 기여도를 극복하고 스스로 우뚝 설 수 있다면 참으로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무엇보다 현재의 어려움으로 실의와 좌절 혹은 낙담에 빠지는 것보다 물류보국의 비전으로 우리세대에 물류를 세계수준으로 키워보겠다고 하는 의지와 실천이 필요하다고 본다.


저는 (주)진도에서 모피와 의류를 대상으로 생산과 판매관련 분야를 섭렵했다. 특히 물류에 대한 관심으로 물류관리사에 합격해 물류학을 전공하고, 물류관리사협회 회장, 남서울대, 성민대 교수를 거쳐 현재는 물류학회의 회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저는 물류에 입문하면서 물류전도사가 돼 선진 물류를 전달하는 소임을 소망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여러 굴곡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물류를 업으로 하고 있어 즐겁다. 


출처 :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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