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 '카카오T트럭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8월 '카카오T트럭커' 서비스 사전 등록자를 모집하며, 본격적으로 미들마일 시장 진출을 알렸습니다. 2021년부터 '이든종합물류'의 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 면허권을 인수하고, 지난해 미들마일 솔루션 기업 '위드원스', 화물 중개 플랫폼 '화물마당' 지분 49%를 인수하면서 준비해온 결과죠.
특히 화물차주들의 고충이었던 정산 소요 시간을 단축해 차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전 등록도 일주일 만에 1만명을 돌파했죠. 카카오내비, 택시, 대리 등을 운영하면서 쌓은 모빌리티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여 복화연계 운송까지 선보일 예정이며, 공차율을 최소화해 화물차주의 수익을 극대화할 계획입니다.
✔ CJ대한통운 '더 운반'
CJ대한통운은 2015년 화주와 차주를 연결하는 '헬로' 서비스를 론칭했으며, 지난해에는 AI를 더해 '더 운반' 서비스를 출시했는데요. CJ대한통운의 물류 빅데이터를 활용한 높은 전문성을 강조한 플랫폼을 구현했다고 하죠. 화주가 출발지, 도착지 등의 정보를 등록하면 적합한 차주를 제안하고 최적 운임을 산출해 주는 것이 주요 기능입니다.
✔ 트랜스랩 '컨콜'
트랜스랩은 물류기업인 '세방'과 디지털 운송 플랫폼 개발 기업 '인성데이타'가 2020년 협력해 설립한 기업입니다. 2021년 출시한 '컨콜'은 컨테이너 운송의 과정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인데요. 유니패스, 이트랜스, 카고뷰 등 컨테이너 운송에 필요한 정보를 연계시켜 선사부킹번호, 화물관리번호 등의 정보만으로 쉽고 편리한 조회가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회원별로 데이터에 대한 접근 권한을 명확하게 부여해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습니다.
✔ 로지스팟
로지스팟은 2016년 설립된 3PL 전문 물류기업입니다. 디지털 기술을 고도화하여 미들마일, 나아가서는 종합물류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죠. 2016년 화물 운송사 국제로지스, 2019년 퀵서비스 신한국로지스텍, 성현티엘에스, 2020년에는 티피엠로지스를 인수하는 등 물류기술과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집중해왔습니다. 올해는 고려택배를 인수하면서 의약품 물류시장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 현실은 어떤가요?
그 외에도 2013년 설립한 화물 정보망 서비스 '화물맨'도 존재합니다. 화물정보망을 투명하게 공개해 종사자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건데요. 2021년 카카오모빌리티가 인수를 위해 기업 실사를 진행했으나 불발되기도 했는데, '카카오T트럭커'가 화물맨의 기술을 도용했다는 논란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화물맨 고유의 사업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입장이죠.
앞선 기업들이 미들마일 시장에 진출하면서 내세운 점은 비슷합니다. 화주들에게는 화물에 적합한 차주들을 빠르게 매칭해주고, 차주들에게는 화주들의 화물을 간편하게 배차 받을 수 있으며, 정산 또한 신속하게 해주겠다는 거죠. 물류의 디지털화를 선도하고, 쉽게 말해 고충을 해결해 주겠다는 건데요.
기업의 효율이라는 측면에서 디지털화와 플랫폼 사업은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일 수 있습니다, 다만, 화물차주들의 의견은 어디 간 건지 의문입니다. 그간 로지브리지의 콘텐츠에서 수차례 다뤄왔듯, 화물차주들이 원하는 바는 노동에 대한 적절한 운임과 업무시간입니다. 그와 관련해 안전운임제가 지난 몇 년간 일몰제로 진행해왔고, 현재는 표준운임제라는 방식으로 도입되고 있는데요. 아직까지도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화물차주는 운임을 적절하게 받으면 회전 수를 높이지 않아도 과로에 해당하지 않도록 업무를 할 수 있고, 이는 곧 교통안전에도 기여한다는 것이고, 플랫폼 사업자들은 디지털로 효율화해서 공차를 최소화하고 회전 수를 높여주겠다는 거죠. 서로가 원하는 방향이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 듯 보이는데요. 게다가 기업이 잇달아 진출하는 영역들을 보면 과점하는 기업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현실, 또한 우려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중요한 지점은 결국 현장의 목소리입니다. 훌륭한 기술을 가졌어도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결국 완성체를 만들 수는 없다고 자신하는데요. 그것은 데이터로 설명할 수 없는 '무엇'이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은 완벽하지 않고, 여러 시행령을 거쳐 안착하게 되죠. 지금의 문제는 IT와 기술로 풀기에 앞서 법과 제도적인 수술이 먼저 필요한 상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많은 운송사들이 영업용 번호판을 사 모으는 이유도 직영이든 지입이든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대비하는 일환이겠죠. 변함없이 화주와 차주 사이에는 물류사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이 업무 과정 또한 플랫폼이나 디지털화처럼 새로운 변화로 인해, 새로운 형태로 업무하게 될 겁니다. 때문에 최적화와 효율화만 얘기하기보다는 '상생'을 만들며 변화를 맞이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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