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의 한계
◇구교훈 : 그런데 지금 운송시장에서 다단계를 이야기 하잖아요? 중간에 알선만하거나 착취하는 구조가 있어서 그래요. 어느 정도 정당한 단계는 있어야 업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습니까? 쉽게 말해서 기본적 단계는 인정을 하지만, 정보가 안 되어 통행료만 받거나 다리만 걸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나.
◆정홍진 : 능력이 있는 운송사도 수수료를 똑같이 가지고 가죠.
◇구교훈 : 똑같죠. 그러나 제대로 된 정보화 시스템을 제공을 하고 최적화를 해서 업무를 효율화를 해주잖아요.
◆정홍진 : 맨 밑에 있는 우리 차주 입장에서는 명확하게 잘 모르겠다는 거예요. 전체적인 자본시장을 보고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적어도 화주가 직접 할 수 있는 여건이 되고 시스템이 있는데 왜 운송사가 중간에서 관여를 하느냐는 겁니다. 화주가 능력이 있으면 직접 우리와 다이렉트로 직계약을 해도 된다는 겁니다.
◇구교훈 : 어떤 말씀이신지 이해는 돼요. 그런데 우리나라 수출입기업이 30만개인데, 다 직접 운송을 합니까? 제 이야기는 다단계 과정에서 정말 불필요한 과정은 없애자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정말 능력이 있고 화주에게 제대로 위탁을 받는 DHL과 같은 운송사의 역할은 꼭 필요하다는 거죠.
◆정홍진 : 지금 우리나라 운송시장에서 차주들이 한 번씩 싸워서 파업을 하는 이유는 너무 (운송회사가) 난립을 한다는 거예요. 한 마디로 말해서 제대로 된 운송사 위주로 시장의 재편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구교훈 : 제 이야기도 그 말입니다. 제대로 된 회사가 조선사 물량을 책임을 지고 최적화를 해서 원가도 절감하고, 차주에게도 혜택을 주고.
◆정홍진 : 저희가 이번에도 삼성중공업과 교섭을 해서 끝났어요. 운송료 인상과 관련해서. 운송사와 하는 것이 아니라 화주와 직접 다이렉트로 타결을 본 거거든요. 한화오션도 마찬가지죠. 저희가 운송사와 안 합니다.
◇구교훈 : 운송사를 끼지 않고 직접 교섭을 해도 됩니까?
◆정홍진 : 운송사는 우리가 정한 요율만 받고 배차만 하라는 겁니다.
◇구교훈 : 삼성중공업은 중간에 알선사는 의미가 없고, 협상이나 운임 이런 것들은 화물연대에서 했다는 거네요. 그럼 운송사가 필요가 없네요?
◆정홍진 : 제 말이 그 말입니다. 배차를 삼성중공업이나 한화오션에서 할 의지만 있다면 운송사가 무슨 필요가 있냐는 겁니다. 지금 교수님은 화주 입장에서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차주 입장에서는 화주가 어떻게 하든지 크게 상관이 없다는 겁니다. 물류시스템을 바꿔서 운송료가 크게 증가하거나 대기시간이 없어지거나 2.5에서 3.5회로 회전율이 증가한다고 생각하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구교훈 : 왜 그렇게 생각을 하시죠?
◆정홍진 : 물량이 많으면 증차를 해서 운송을 하면 되잖아요. 물량이 없을 때는?
◇구교훈 : 그러면 차량 운행이 없다는 거죠?
◆정홍진 : 지금까지 그런 악순환을 했어요. 물량이 많다고 증차를 했다가 지금 물량이 없어서 손가락 빨고 있는 곳도 있어요.
◇구교훈 : 결국 이 지역에서는 차를 함부로 증차를 하지 않는 원칙이네요. 증차는 좋은데, 물량이 없으면 책임을 질 것이냐? 우리는 지금 이 차량으로 굴리겠다. 그러면 영원히 발전이 없다는 거죠.
◆정홍진 : 컨테이너는 전국구로 나가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운송을 하시는 분들은 일주일에 한 번 갈까? 기껏 거제에서 고성입니다. 이 안에서 운송을 하고. 중거리라고 하기에는 너무 짧고, 단거리라고 하기에도 조금 길죠. 어중간한 애매한 위치에 있습니다.
◇구교훈 : 그러면 한국 조선이 활황으로 물동량이 증가해서 차량이 부족하면, 화물연대 차원의 대응이 있습니까?
◆정홍진 : 물동량이 증가할 때는 화물차주들이 24시간을 돕니다. 컨테이너항구도 24시간이 있잖아요. 주야간으로. 야간 하차 시간에 하차를 하고, 야간 운송을 하면서 계속 돕니다.
◇구교훈 : 물동량이 늘어서 100대에서 200대로 급격하게 증가하면 어떻게 됩니까? 24시간 가동이 한계가 있다면. 신규운송사의 진입이 가능합니까?
◆정홍진 : 어렵다고 보죠. 지금 한화오션은 A업체가 하고 있는데, 여기서 새롭게 신규 운송사가 들어온다는 거잖아요.
◇구교훈 : 만약에 물량이 늘어서 기존 운송사로 감당하기 어렵다면 말이죠.
◆정홍진 : 지금 제가 그쪽에서 근무를 안 해서 모르지만, 내부에서 판단을 하겠지만 신규 운송사의 진입 조건에 따라서 하겠죠. 캡파가 100대에서 200대로 증가하면 화주사 입장에서 원활하게 돌아가겠죠. 선택지가 넓어지니까. 그런데 물량이 없으면 어떻게 합니까? 이미 진입한 인원을 내쫓습니까? 서로 손가락 빨면서 먹고 살아야죠. 조선업이라는 것이 참 웃긴 점이죠. 사이클이 있어요. 물량이 오르다가 내리고, 오르다가 내리고. 컨테이너도 마찬가지죠. 수출입이 되다가 또 내려가고. 그러니까 거제지역의 신규운송사 진입은 정말 민감한 문제입니다. 기존에 우리 지회에도 증차 문의가 옵니다. 그러면 집행부나 경험을 한 선배들이 같이 계산을 합니다. 운송량을 산정해서 운송료가 떨어질지 적정량을 계산하는 거죠.
◇구교훈 : 지금까지 20여년간 집행부에서 논의해서 결정한 사례가 있나요?
◆정홍진 : 있죠. 집행부에서 논의를 해서 결정을 하죠. 증차가 필요한 경우 충원을 하죠. 증차도 잘 생각을 해야 하고요. 신규 운송사는 정말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 신규 운송사가 어디로 들어더라도 사무실만 들어가지 않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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