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보다 사람이 먼저입니다”...인터뷰/ 전국퀵서비스라이더연합회 정호승 회장

Author : Reporter_ / Date : 2015. 11. 16. 10:08 / Category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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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 2014년 6월

“화물보다 사람이 먼저입니다”

퀵서비스 시장 상생문화 정착해 나가야

문의 및 제보 : logipress@hanmail.net



“사실 퀵서비스라이더는 전문직입니다. 취미가 아닌 생계를 위해 목숨을 담보로 도로를 달립니다. 17만명에 달하는 인원이 종사하고 있지만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소외받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우리도 국민이고 세금 내라면 내겠습니다. 정부와 국회가 법제화 추진에 박차를 가해 퀵서비스산업의 양지화를 이끌어주길 바랍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위험을 무릎 쓰고 도로 위를 달리는 이들이 있다. 소형화물을 중심으로 시장의 파이를 키워온 퀵서비스라이더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륜자동차 화물서비스는 90년대 초부터 화물수요에 따라 재래시장, 전문상가를 중심으로 태동해 지속적인 성장을 일궈왔다. 업계에 따르면 이륜자동차서비스 관련 업체는 전국에 약 3000~4000개로 집계되며, 종사자는 약 17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륜자동차 화물배송서비스의 시장규모는 급속하게 성장했지만, 법·제도가 없어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지연배송, 물건파손, 분실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민신문고에 따르면 이륜자동차서비스 관련 민원은 2008~2011까지 총 999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본지는 이와 관련해 전국퀵서비스라이더연합회 정호승 회장을 만나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좀 더 가까이에서 들어봤다. 정 회장은 퀵서비스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법 테두리에 포함되지 못한 부분을 지목했다. “그나마 예전에는 열심히 일하면 밥은 먹고 살았는데 지금 상황은 정말 최악입니다. 퀵서비스산업은 진입장벽이 없다보니 프로그램사, 퀵서비스업체, 라이더 모두 포화상태입니다. 아무나 세무서에 가면 퀵서비스사업자가 될 수 있고 몇십만원짜리 중고 오토바이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아무런 교육을 받지 않아도 라이더 일을 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죠.”


퀵서비스산업은 진입장벽이 없는 탓에 우후죽순으로 업체가 난립한 상황이다. 더구나 특별한 제도적 장치가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상태다.


“일부 조선족이 퀵서비스산업에 발을 담그면서 서비스 품질하락과 범죄는 물론 저단가 영업으로 수익은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또 책임감 없는 콜중계센터와 함량미달의 퀵업체와 프로그램사용법과 적정 가격도 모르는 라이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상존해 있습니다.”


상생문화 정착돼야


화물운송정보망 프로그램을 구축해 운영하는 일명 ‘퀵 풀사’의 높은 수수료율도 수익을 악화시키는 요소다. 수수료율은 통상적으로 23%이며, 라이더는 77%의 수익을 갖는다. 한국교통연구원 한 관계자는 이 같은 피라미드구조에서 퀵 풀사 및 퀵서비스서 업체들이 운임정상화를 지켜주어야 하며 상생, 균형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화주나 사업자가 수수료를 낮추고 운임을 정상화시켜 주길 바랍니다. 또 사고가 발생하면 화물의 파손 여부를 묻기 전에 운전자의 부상여부를 묻길 기대해 봅니다. 이런 상황들이 개선돼야 비로소 상생하고 균형 있는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 회장이 언급한대로 배송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화주사는 라이더의 부상여부를 살피는 것이 아닌 화물의 파손여부를 묻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고가 발생해 부상을 당하더라도 산재보험에 적용받지 못하는 사례도 다반사다. 피해는 고스란히 운전자가 떠안게 된다.


“배송중 배송물에 대한 손괴분실 적재물보험이라는 것이 있지만 현실과는 괴리가 크죠. 또 배송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운전자에게 전가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매달 사고가 끊이지 않아 부상은 물론 사망사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고가 발생해도 마땅히 하소연할 곳도 없고 당장 사고로 부상을 입으면 생계에 영향이 크기 때문에 최대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운전자 스스로 주의하는 편입니다.”


퀵서비스산업 양지화 이끌어야


퀵서비스산업 제도화는 17~18대 국회에서 이미 여러차례 무산됐지만, 정 회장은 여전히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고 있다.


“기형적인 퀵서비스산업 제도화를 위해 힘써주고 있는 이이재·박수현 의원님과 우송대학교 구교훈 교수님 등 덕망 있는 분들께서 고문으로 계시면서 법제화 추진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이이재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의원은 지난해 7월 1일 ‘퀵서비스 산업 제도화’를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들은 표준배송요금 및 피해보상체계 부재 ▲불완전한 고용관계로 종사자 권익침해 ▲퀵서비스 종사자 관리체계 미비 ▲퀵서비스 업체 및 운행관리체계 미비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높은 중계수수료, 출근비 영수증 값 등급제를 적용해 오더를 못 보게 하는 행위, 모아놓은 충전금이 라이더 개인의 돈이지만, 출금요청을 해도 출금을 늦추는 등 밤새워 이야기하더라도 털어놓을 것이 많습니다.”


퀵서비스 시장 최상층에 있는 퀵 풀사 및 퀵서비스 업체들은 오늘날 ‘갑’에 해당한다. 이들의 과도한 수수료율 책정과 종사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행태를 보면 조선시대 신분사회가 연상된다. 이들의 ‘갑’질을 막고 퀵서비스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법·제도화의 필요성이 공론화될 필요성이 절실해 보인다. 오늘도 도로 위를 달리는 오토바이의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출처 :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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