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에 잠식당한 의약품 물류시장...인터뷰/ 한경대학교 글로벌물류학과 지영호 교수

Author : Reporter_ / Date : 2015. 11. 16. 09:52 / Category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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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 2014년 5월

외국기업에 잠식당한 의약품 물류시장

병원경영지원서비스(MSO) 통해 경쟁력 강화해야

국내 물류기업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문의 및 제보 : logipress@hanmail.net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는 한국이 선두에 있다. 배아복제 기술은 선진국과 비교해 조금 뒤지지만 성체추출은 단연 두각을 보이고 있으며 연구 인력도 세계적 수준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의약품시장은 2020년 1조3000억 달러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국내 물류기업의 대응은 안일한 상태다. 국내 의약품 물류시장은 TNT, DHL 등과 같은 외국계 기업에 잠식당한 상태다. 이에 본지는 의약품 물류와 관련한 전문가로 손꼽히는 한경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글로벌물류학과 지영호 교수를 만나 의약품 및 보건의료시장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의약품물류와 관련해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간 의약품 및 병원물류와 관련해 일궈온 업적을 말해 달라.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에서 물류학 박사를 취득했다. 제약업체인 유한양행에서 27년간 생산과 물류, 혁신, 기획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DHL 의약품물류 전문 컨설턴트, 아세테크 의약품 전문 고문과 예스콘 경영 자문을 거쳐 현재는 한경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글로벌물류학과 및 창의인재개발원 외래교수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언론사 기고 15편 ▲학회지 5편 작성 ▲물류서적 3권 집필 ▲의약품, 병원물류각 1권씩 집필 ▲기업체 및 관공서 강의 ▲한경대학교, 연세대학교, 경원대학교, 성결대학교에서 후학 양성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동을 영위해 왔다.


Q. 최근 의약품 물류시장의 화두는 무엇인가?


바이오 관련 의약품 특수물류가 화두다. 또 병원경영지원서비스(MSO, 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가 의약품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병원경영지원서비스는 미국의 HMO(Health Maintenance Organization)처럼 병원들의 다양화·전문화에 따른 관리의료의 필요성을 충족해 주는 병원경영지원서비스를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 나노, 줄기세포 등의 성장세가 실로 폭발적이다. 하지만 특수의약품을 취급하는 국내 물류기업은 여전히 전무한 상태다. 세계 의약품시장은 2020년 1조3000억달러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바이오 관련된 의약품 물류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온도, 습도 및 보관과 수·배송을 담당할 전문 물류운영시스템이 시급한 상태다.


장수시대를 열어가는 셀프 메디케이션 시장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셀프메디케이션이란 질병이 발병되기 전 자신의 몸을 스스로 치유하고 건강하게 만든다는 적극적인 개념의 치료활동이다. 이는 과거 의료시장이 수동적인 치료시대에서 적극적인 셀프케어 시대로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Q. 국내 제약기업 및 유통업체들은 선진국과 비교해 물류와 유통의 선진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바이오나 나노, 줄기세포 등 특수의약품 물류는 고도의 기술과 섬세함, 신속성을 요하는 제품으로 일반제품과 비교해 관리가 훨씬 까다롭다. 우리나라 물류기업은 현실에 안주하는 기업의 속성과 기업 경영자들이 단기 실적에 매달려 연구 및 운영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부 물류기업에서 이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선진국과 비교해 아직까지 기술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대조적으로 티엔티(TNT), 디에이치엘(DHL) 등의 외국계 물류기업은 국내 의약품 물류시장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쉥커코리아와 디에이치에스케이(DHSK)도 국내 시장에 합류하는 등 국내 물류기업들은 속수무책으로 의약품 물류시장을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정부, 기업, 학계 및 공공연구기관의 제도적 문제이다. 외국계 물류기업은 국내 의약품 물류시장에서 충분한 노하우를 축적해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와 이웃한 중국시장 진출을 꿈꾼다.


우리나라 정부 또한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는 의약품 전문물류기업을 키우고, 전문 인력을 육성해 국내물류기업들의 의약품과 병원물류서비스 역량 향상과 보건의료물류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Q. 국내 의약품도매업체의 시설현황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2008년을 통계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의약품도매업체당 평균시설규모는 창고 217평(717㎡), 영업소 91평(300㎡)으로 조사됐다. 1245개의 종합도매 업소 중 61%에 해당되는 8000여개의 도매업체의 창고면적이 50평(165㎡) 미만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더구나 의약품 도매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도매업체들이 지난해 12월 결산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07개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2.2%로 집계됐다.


Q. 의약품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높은 물류비용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해법을 제시한다면?


2009년도 통계자료에 따르면 일본 의약품산업의 전체 물류비용은 매출액대비 4.77%, 한국은 8.37%로 일본과 비교해 물류비용 부담이 과중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도매거래비중은 2011년 84.4%로 증가하였음에도 포장 규격의 비표준화에 따라 의약품의 수·배송 작업의 효율성이 저하돼 불필요한 유통비가 지출되고 있다.


또 의약품과 과잉 공급 및 공급기관들의 과당경쟁, 길게 설정된 제약업체의 의약품 외상매출금 회수기간과 같은 관행으로 인해 제약업체의 판매관련 비용은 타 업종에 비해 상당히 높은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쟁전략을 마련해야 하며, 그 해법중 하나는 병원과 의료용품공급사 간 통합 조달업무를 지원하는 의료용품 구매대행회사(Group Purchasing Organization, GPO)로 지목된다. GPO는 IT를 기반으로 의료분야의 전자상거래· 물류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GPO는 체중계부터 MRI 등 최신 고가장비까지 의료기관들이 필요로 하는 의료 장비를 구매·수리·매각·리스 계약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의료구매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이지메디컴, 케어캠프, 평화드림, 가디언 등 약 10개 내외 업체다. 이들은 대형병원의 구매, 물류 및 재고관리를 대행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화 시대에 기업이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간의 협력을 통한 공동대응이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공동화야말로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재 국내 의약품 물류의 문제는 개별물류에 의존하고 있고 규모도 영세하다는 점이다. 제조 부문에서는 자동화가 진전되고 있지만 유통과 물류는 선진국과 비교해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노동집약적인 수작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의약품 물류 시장은 물류 분야에서는 상당히 불합리한 구조를 보인다. 이 과정에서 생존을 위한 네트워크, 협업체계, 전략적 제휴를 통한 상생의 기틀을 어떻게 세우는가가 향후 의약품물류시장의 키워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Q. 보건의료경제청 신설을 제기했다. 그 이유는 ?


보건복지부의 정책변화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보건의료(제약, 병원, 의료기기, 관광, 수출) 산업은 개발과 공정개선 및 유통물류의 협업관계와 유연성 및 가시성을 연계한 공급사슬관리가 중요하다. 현재 보건복지부의 정책은 ‘복지’에 치중하는 경향이 짙다. 반면 보건 분야는 제약, 도매, 병원 등 각 분야가 각개전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효율성이 저하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부처의 역할을 재편해 보건의료(제약, 병원, 의료기기, 관광, 수출)의 유통과 물류 및 병원서비스산업에 치중할 수 있는 (가칭)‘보건의료경제청’을 신설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사회복지를 확대해 보건사회복지부로 이름을 명명하고, 품질의 안전에 효율성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수사권을 부여(마약 및 식품의약품 범죄 수사실)하는 것도 한 방안으로 제시한다.


Q. 의약품물류의 키워드로 ‘공동물류’와 ‘전문화’를 꼽았다. 관련 근거는?


이웃 일본의 경우 물류산업의 효율화 및 고도화를 추진하기 위해 ‘물류공동화인증제도’를 실시하고 그에 따른 정부지원 및 우대조치를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공동물류를 활성화하고 물류표준화를 달성하기 위해 ‘물류공동화인증제도’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 화주 및 물류기업에게 물류공동화 도입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공동물류시스템을 위한 입지, 설비, 규모요건 등에 대해 인증해 표준화를 도모해야 한다. 인증업자에는 법인세 할인, 재산세 감면, 시설 및 공동물류 운영 설비에 대한 지원을 15년간 무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국내 물류기업들의 인식변화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의약품 전문물류기업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하고, 각종 지원과 제도의 규제 철폐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식 보건의료산업에 기초한 우리나라는 정부의 협력이 없이는 의약품 물류시장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하는데 한계가 있다. 막강한 자본력을 토대로 한 미국 산업은 신약에 주력하지만 우리나라는 서비스시스템을 중심으로 개발해야 한다. 미래의 의료는 IT 능력이 기반이 되고, 미래 보건의료산업은 정보처리가 굉장히 중요한 기술 및 자원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IT 기술에 있어서 세계적 위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보건의료산업과 의료제도를 통해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선점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한 성장 전략을 기술개발과 함께 공급 전략으로 물류의 철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통해 도매가 전적으로 제약사가 제공하는 의약품 유통마진에 의존하던 수익체제에서 앞으로는 제약물류와 도매의 공동물류를 통한 수익원이 대형화 및 선진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Q. 마지막으로 물류업계 관계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기업 측에서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투자를 했으면 좋겠다. 국내 의약품 물류시장은 외국계 기업이 잠식한 상태다. 매출에 민감함 기업의 입장도 십분 이해는 한다. 하지만 국내 기업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전략적으로 의약품 물류시장에 뛰어들었으면 좋겠다.


병원물류와 연계한 병원경영지원서비스(MSO)가 괜찮은 방식이라고 본다. 이 방식을 통해 의사들은 환자치료에 전념하고 그 외에 병원경영과 관련한 문제는 전문회사가 도맡아 운영하는 것이다.


출처 :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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