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에서 초래된 '물류대란'

Author : Reporter_ / Date : 2016. 9. 21. 13:28 / Category : 시선

반응형

일자 : 2016년 9월

문의 및 제보 : logipress@hanmail.net




‘물류’가 우리나라 경제의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촉발된 물류대란의 후폭풍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 여기다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이 발표되면서 화물연대는 총파업을 벌일 조짐이다. 해상과 육상 모두에서 물류대란이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입은 마비된다. 이에 따른 2차 피해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많은 이들이 물류를 동맥에 비유한다. 업계에선 정부가 한국무역의 대동맥을 잘랐다고 비판한다. 금융논리에 치우쳐 해운산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 이번 사태로 국가 이미지와 신용도가 낮아질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국제적 소송거리로 나라망신을 시키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진해운 사태를 계기로 국가기간산업인 물류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는 양상이다. 필자는 지난 3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기획취재 <여야 “물류공약? 글쎄요…”>에서 각 정당별 물류산업 공약을 취재했다. 당시 여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의 핵심은 주거안정과 민생이다”라는 대답을 내놨다. 야당도 마땅한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 그들의 태도가 돌변했다. 한진해운 사태에 대해 자신들은 잘못이 없는 것 마냥 정부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물류대란’을 왜 진즉에 예상하지 못했느냐는 것이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때까지 당신들은 무얼 했느냐고 반문하고 싶다. 인수합병(M&A), 국유화하는 등의 대안도 내놓지 못했던 그들이다. 


3월 기사 링크 


그렇다고 한진해운을 두둔할 생각도 없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전문경영인이 아닌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무능과 도덕적 해이, 잘못된 용인술에서 비롯됐다. 한진해운 최대 패착으로 꼽히는 과도한 용선료 계약도 이 시기에 체결됐으며, 조세회피처인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정황도 드러났다. 행정부의 무능함, 입법부의 무관심, 기업의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묵묵히 물류현장에서 발로 뛰던 근로자들이다. 


한진해운 직원들은 최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국민들의 지지를 직접 호소하고 나섰다. 직원들은 “세계적인 유수의 선사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며 대한민국 1등 선사로서 대한민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는 사명감과 자긍심을 갖고 업무에 묵묵히 임해왔다”며 “물류대란을 조속히 해결하고 한진해운이 다시 정상화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지금도 한진해운 선원들은 망망대해 바다 한 가운데서 선박을 지키고 있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화물연대는 조만간 조합원 총회를 거쳐, 10월 중 총파업에 나설 수 있다. 한진해운 물류대란에 이어 내륙운송까지 발이 묶이면, 우리나라 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우리는 단 한번쯤,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사항에 귀를 기울여봐야 한다. 수년째 이어오는 그들의 요구는 한결같다. 그런데 그들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이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무관심’에서 비롯됐다. 한진해운으로 발발된 물류대란은 ‘물류산업’에 무관심했던 우리 모두의 잘못일지 모른다. 

반응형
반응형

Search

Follow Me

Copyright © LOGIBRIDGE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