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는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다리’”...인터뷰/ 하트브릿지 박형순 대표

Author : Reporter_ / Date : 2015. 11. 16. 18:02 / Category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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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 2015년 8월

“홍보는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다리’”

국내 홍보 대행사들 명예 걸고 일해야

문의 및 제보 : logipress@hanmail.net



사례 1 

일본의 미쓰비씨는 2000년대 초반까지 한창 주가를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00년 4월 내부 고발자의 양심선언에 의해 차량결함을 은폐하려고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미쓰비씨는 자신들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나올 때마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였고, 경영진들의 무책임한 모습 때문에 여론은 악화됐다. 미국 국방부는 미쓰비씨를 미국 트럭 조달업체에서 아예 제외시켰다. 결국 미쓰비씨는 이 사태로 인해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사례 2

미국의 듀폰은 1990년대 초반 한국의 온산에 공장을 세우려 했다. 환경단체는 반대의 목소리를 냈고, 각 언론에서도 환경오염을 이유로 비판의 날을 세웠다. 결국 정부도 인허가에 대한 승인을 유보했다. 한국을 아시아 지역의 중요한 생산 거점으로 성장시키려던 듀폰은 이 문제를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당시 듀폰은 ‘환경은 미래 세대에게 빌리는 것’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폐기물의 친환경적 처리에 대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었다. 폐기물과 공해물질을 줄이기 위한 투자는 물론 실제로 이와 관련된 광범위한 전문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듀폰은 이를 장점으로 앞세워 국내에서 열리는 공해방지 세미나 학술대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에 대한 전문기술이 필요했던 국내 환경단체 입장에서는 듀폰과 차츰 교류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또한 온산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 언론인들을 미국 동부 델라웨어 초청, 온산에 세울 공장과 동일한 공장 내 연못에 물고기가 살고, 사슴이 뛰어 노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자연과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2년 만에 공장 인허가가 났다. 또한 국내 언론과 관련 연구소, 환경 단체, 정부 사이에서 듀폰은 공해방지 기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하트브릿지 박형순 대표는 1989년 버슨-마스텔라(Burson-Marsteller Seoul)에서 홍보업무를 시작해 올해로 27년째 홍보업계에 몸담고 있다. 서울 모 커피숍에서 만난 박 대표는 일본의 미쓰비씨 사례와 미국의 듀폰 사례를 통해 기업의 위기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에는 100년 된 기업이 거의 없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기업은 5년에 한 번씩 위기를 맞는다고 합니다. 기업이 100년을 가기 위해서는 평균 20여번의 위기가 찾아옵니다. 이 위기를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에 따라 기업이 도약하기도 하고 고꾸라지기도 합니다. 기업의 위기를 유발하는 대내외적인 요소는 다양합니다. 타이레놀의 사례처럼 악의적인 소비자에 의해서 올 수도 있고, 내부 스캔들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제품 결함에 의해서 위기를 맞죠.”


미쓰비씨는 제품 결함에 대한 문제를 은폐하려다 이미지가 한 순간에 추락했다. 소비자들은 떠났고, 회사는 몰락했다. 지금은 자동차업계가 ‘리콜’을 자발적으로 하며, 그 사유를 명확히 밝힌다. 솔직할 때 사람들이 용서하는 단적인 예다. 


홍보의 시작은 ‘정직’에서 


박형순 대표는 기업의 홍보는 ‘정직’을 우선에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직함이 최선의 정책입니다. 홍보는 A를 B라고 속이는 것이 아닙니다. 회사가 내부적으로 부패해있는데, 이를 인위적으로 만들어서 이미지를 홍보하는 건 오래 지속될 수 없습니다. 억지로 좋게 보이는 건 쉽게 무너질 수 있어요. 이미지 개선은 기업과 소구대상 간 신뢰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홍보를 하는 기업의 대표나 직원들이 어떤 마음을 갖고 홍보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달라집니다. 홍보를 오랫동안 해오면서 느낀 건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고, 그래서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 대한 호감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박 대표가 2006년 11월 회사를 설립하면서 사명을 ‘하트브릿지’로 결정한 이유도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겠다는 뜻에서다. 진정성이 없이 좋은 관계가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그의 철학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박형순 대표가 처음 홍보업계에 발을 담근 버슨-마스텔라는 우리나라 1세대 홍보 전문기업이다. 1980년대 후반만 해도 기업의 홍보실의 역할은 단순히 인간관계에 의해 이뤄졌다. 당시 홍보실 직원이 기자들을 불러놓고 술을 마시고 촌지를 주는 게 관행처럼 굳어 있었다. 그러나 당시 글로벌 홍보회사로 명성을 떨치던 버슨-마스텔라는 전문적인 홍보기법을 국내에 도입했고, 기업의 위기관리에 대한 중요성과 CEO의 이미지 관리 등 선진화된 홍보기법을 접목했다. 버슨-마스텔라는 기자에게 촌지나 뇌물을 주는 일이 일체 없었다. 


“제가 버슨-마스텔라에서 홍보를 배웠던 건 지금 생각해도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홍보의 기초부터 체계적으로 전문지식을 습득했고, 기업 이미지 개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위기 관리, 스포츠 및 문화 마케팅 등 국내에선 생소했던 분야까지 섭렵했어요. 이후 외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홍보업무를 주로 해왔어요.”


정확한 업계 진단이 성공적인 홍보의 열쇠 


박형순 대표는 성공적인 홍보를 위해선 소구대상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령 물류기업의 비즈니스는 트럭, 지입, 개인차주, 화주, 선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또 그 사슬에서 현재 기업이 위치한 수준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는 마치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는 것처럼 그 회사에 대해서 굉장히 심층적인 연구와 탐사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직접 현장을 방문하고 임직원들과 대화를 하는 등 소프트 팩터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만 비로소 취약점을 찾아낼 수 있고, 이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을 수 있다. 


또한 똑같은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제품의 품질이 비슷한 경우에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결국 ‘이미지’다. 일례로 삼성과 애플에서 제조하는 스마트폰의 품질이 비슷해도 애플을 선호하는 충성고객이 더 많다. 이유는 애플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때문이다. 


“기업들이 홍보를 대행하는 이유는 제3자의 시각으로 분석해 달라는 의미도 있어요. 각 기업은 자신의 회사나 자신들이 영위하는 사업에 대해선 가장 잘 알고, 100%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그들의 의견이 맞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그렇진 않거든요. 가끔 제3자의 시각에서 A-Z를 새롭게 분석하면 의외의 문제점이 발견되곤 합니다. 그래서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홍보 대행사, 명예 걸고 일해야 


박형순 대표는 국내 홍보, 외국계 홍보, 전문홍보대행사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홍보업무를 해왔다. 그가 평가한 일부 홍보대행사들은 회사의 명예를 걸고 차별화된 전략으로 고객사를 홍보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 


“각 기업이 과연 명예를 걸고 최선의 홍보 전략을 세우고, 그에 따른 결과물을 공급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다른 회사 홍보를 했던 제안서를 일부 수정한 후 이름만 바꿔서 내보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고, 내부직원교육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기업에서 홍보대행사에 비용을 지불했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돈만 버렸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곧 홍보업계의 공멸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일부 고객사가 내부직원을 고용하는 대신 자신의 업무를 대행사 직원에게 시키는 것도 이런 부작용의 한 사례입니다. 또한 고객의 돈을 내 돈처럼 가치 있게 쓰도록 직원들 교육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 대표는 20%의 일을 해서 80%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많은 일을 하는 것보다 고부가가치가 있도록 자신의 서비스를 개발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홍보대행사를 이용하는 기업의 자세도 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홍보대행사 직원들을 사외직원처럼 부리는 태도를 바꾸고, 홍보대행사가 회사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도록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내부 자료를 공유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홍보를 맡고 있는 기업의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내부 자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기업이 내부적으로 홍보 전략을 위해 공개가 가능한 범위를 판단해야 합니다. 간혹 기업에서 제공하는 자료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애로를 겪기도 합니다.”


박형순 대표는 30년이 가까운 세월을 한 우물만 팠다. 그가 1989년 처음 회사에 입사할 때부터 ‘박형순’ 하면 홍보전문가라는 수식어가 붙게끔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의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다. 많은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명예로운 목표를 갖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출처 :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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