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의 공습에서 자꾸 '패션'이 언급되는 이유

Author : sjpark-logibridge / Date : 2024. 5. 7. 08:27 / Category :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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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많이 비싸진 게 체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 쇼핑을 자주 하다 보니 할인쿠폰, 혜택이 있는 '최저가'가 아니면 섣불리 구매하지 않는 게 습관이 됐는데요. 

몰테일, 쿠팡,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직구가 훨씬 수월해지면서 '한국 소비자가'가 더욱 비싸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메이드 인 베트남', '메이드 인 캄보디아' 등의 원산지 표기가 익숙해지니 이제는 중국산에도 둔감해지고 있는데요. 중학생 때 유행이었던 'KAPPA' 브랜드를 구매할 당시 '메이드 인 코리아'가 1만원가량 비쌌던 기억을 떠올리면 그때는 국산이 훨씬 좋아 보였는데 말이죠. 여러분은 옷 살 때 원산지를 잘 확인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중국, 그러니까 C커머스(중국발 커머스)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카테고리 중 하나는 '패션'이기도 하잖아요. 이미 국내에 두각을 보이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그뿐만 아니라 패션플랫폼 '쉬인', 콘텐츠 기반의 커머스 '틱톡샵'도 언급되며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틱톡샵 한국 온다는데 무신사 왜 언급될까?>

사실 신선식품까지도 C커머스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고, 세계의 공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중국이기에 공산품과 관련된 모든 카테고리에 영향이 있겠지만 패션이 계속 언급되는 이유는 뭘까요?


✔ 저렴하잖아요


C커머스의 근본적인 경쟁력은 변하지 않습니다. 지금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프로모션이 아니더라도 초저가를 제공할 수 있다는 건데요. 

게다가 의류와 신발 물가 지수는 지난해 10월 기준 전년 대비 8.1% 올랐습니다. 8%대 상승은 1992년 이후 31년 5개월 만으로 의류만 보면 8.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에 따라 지난해 전년 대비 의복의 소매판매액은 2.1%, 신발 및 가방은 5.6% 감소했습니다. 옷값은 오르고, 소비는 줄은 거죠.

반면에 알리만 보더라도 1~2만원대의 의류들이 대부분인데요. 현재로서는 KC 인증 획득 의무가 없는 상태이기에 저품질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아예 저렴한 옷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단기간 착용 후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게다가 아직은 국내에서 활발하지 않은 쉬인의 지난해 매출이 300억달러(약 41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패션 카테고리의 초저가 공략은 이제 시작인 것으로 보이고요.


⦁ 회원사 '로보에테크놀로지' 소개 : AI와 3D비전을 활용해, 기존 작업장 그대로 투입이 가능한 이동형 박스 핸들링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현장에 투입한 후 10분 이내에 작업 수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유연한 운영이 가능합니다. 현재는 물류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상하차, 피킹 등의 로봇도 개발하고 있으며 곧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더 자세히 보기)

⦁ 회원사 '메이트플러스' 소개 : 메이트플러스 물류서비스팀은 물류시장에 대한 전문 지식과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임대차 마케팅 및 물류센터 개발부터 매입/매각자문, 자산관리에 이르는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더 자세히 보기)



✔ 어차피 원산지는?


패션업계의 오랜 병폐로 지목된 '라벨갈이'도 문제입니다. 중국, 베트남 등의 지역에서 저가로 의류를 들여오고, '메이드 인 코리아'로 둔갑해 판매하는 건데요. 지난 2019년 백화점에 유통하는 유명 디자이너가 약 7천여벌의 중국산 저가 의류를 약 7억원의 국산 의류로 판매해 적발된 사례가 있었죠. 

의류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지인에 따르면 아직도 동대문에서 유행하는 의류를 브랜드 로고만 박아서 출고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이외에도 유니클로 제품에 자사 상표를 덧대어 판매한 사례 등 원산지 표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혼란은 가중되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SPA브랜드들은 중국, 미얀마,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 해외에 공장을 두고 저가로 의류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좋지 못하지만, 평소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였다면 상대적으로 둔감해질 수밖에 없겠죠. 또한 동대문 패션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에이블리, 지그재그, 브랜디 등)은 중국에서 의류를 떼어 판매하는 셀러들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해당 제품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중간 유통단계를 한 단계 축소해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게 돼버린 거죠.

아예 중국산 의류 사입을 지원하는 플랫폼도 있습니다. 중국 광저우 최대 패션 플랫폼 'VVIC'의 공식 파트너인 '어이사마켓'은 B2B(기업 간 거래)로 광저우와 국내 소매상을 연결합니다. 동대문 의류의 절반 이상은 중국에서 수입된다며, 36% 이상 저렴한 단가에 사입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죠.


✔ 중국 브랜드


게다가 중국 현지 브랜드들이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기도 하는데요. 중국 현지 대표 패딩 브랜드 '보스덩'은 제품의 가격을 올리면서 쇼룸, 유명 모델 기용 등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했습니다. 지난 2022년 4월부터 중국은 패딩 성분 표시 기준을 바꾸면서 '솜털 함량'이 50%를 넘어야 진정한 패딩이라고 명시하기도 했는데요. 아이폰까지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중국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싸구려'로만 치부하기는 어려워진다는 겁니다.

중국 디자이너 브랜드를 판매하는 '올드런드리'도 주목할만하죠. 매출이나 거래액 등 공개된 자료는 없지만, 공식 계정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21.7만에 달하고, CPO를 맡은 '임기용' 인플루언서의 팔로워가 11.3만이라는 점을 보면 국내에서도 관심도가 높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배송기간은 10~20일 정도로 길지만, 모든 제품은 중국에서 직배송되며 일부 브랜드는 품절된 제품도 다수 존재합니다.


결국 강력한 제조 능력을 갖춘 중국에서 벗어나거나, 차별화된 지점을 찾지 못한 패션플랫폼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또한 외면하고 있었던 중국 패션 브랜드들도 점차 유통 플랫폼을 타고 확대할 여지가 있을 것 같고요.

 

 

 

✔ 에이블리 흑자

 

최근 중국의 알리바바그룹이 에이블리와 약 1천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흑자 전환하면서 주목받고 있기도 하죠.

매출은 전년 대비 45% 증가한 2595억원, 영업이익은 33억원을 기록해 2022년, 744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을 극복하고 흑자를 일궈냈습니다.

 

에이블리는 'AI 추천 알고리즘'을 비결로 꼽았는데요.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다른 상품(뷰티 등)을 추가로 제안하는 형태입니다. 패션뿐만 아니라 라이프, 뷰티 카테고리 확장하고 있어 카테고리 간 교차로 구매를 유도하는 건데요. 실제로 문구 및 잡화, 디지털/핸드폰, 가전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보유한 에이블리는 지난 2월, 카테고리 간 교차 구매 고객도가 85%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여성 패션 플랫폼이라는 인식을 깨고, 남성 패션 플랫폼 '4910(사구일공)'을 정식 론칭했는데요. 이 역시도 'AI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스타일을 추천해 준다는 게 특징입니다. 이처럼 에이블리가 '개인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방대한 양의 스타일 데이터를 수집했기 때문인데요. 스타일 데이터는 '상품 찜', '마켓 찜', '장바구니 상품' 등 고객 취향의 데이터베이스를 의미하며, 지난 2월 기준 25억개를 돌파했다고 밝혔습니다. 동시에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800만명을 넘어 '국내 모바일 쇼핑앱'에서는 2위를 기록했고요.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지속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 알리바바는 왜?

 

알리바바는 그래서 왜 에이블리에게 투자하려고 할까요. 다만, 에이블리에게'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무신사, 지그재그, W컨셉 등과 협력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우선 이 부분만 보더라도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에서 패션 분야로 확장할 것이라는 전망은 거의 확실해졌죠. 이중 에이블리가 투자 논의에 진전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서는 에이블리가 그간 누적된 2천억원 규모의 적자를 극복하려는 행보로 보고 있는데요. 자세히 살펴보면, 이미 국내 1위인 데다가 비슷한 시기 외부 투자를 유치한 무신사, 카카오에 인수된 지그재그, 신세계에 인수된 W컨셉 등 급한 곳은 없죠. 게다가 에이블리의 입장에서는 막대한 MAU를 가지고 있으니,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국내 점유율을 확대하고, 해외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여지도 있습니다.

 

알리바바의 의도는 다소 명확합니다. 에이블리가 그토록 강조하던 한국 소비자들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거든요. 이와 같은 추측에 대해 에이블리는 '데이터 공유는 없다'라며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지만요. 앞서 언급한 대로 동대문 보세 의류에 중국산도 다수 존재한다는 점, 값싼 중국산 원단을 사용한다는 점 등을 보면 이 데이터는 알리바바에게 더욱 귀중합니다. 잘 팔리는 상품을 자사의 플랫폼을 통해 더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죠.

큐텐의 상품을 티몬, 위메프 등에서 판매하는 것과 같이 입점해서 윈윈하는 시너지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독이 든 성배?

 

다만, 중국 자본이 국내로 유입되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합니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오히려 이 중국 자본이 우리나라를 잠식할 길을 터주는 셈이라는 거죠. 그렇지만 아직은 공식적으로 투자가 진행되지 않았고, 데이터 이슈에 대해서도 중국 자본이 유입된 국내 기업도 상당수 존재한다는 점으로 볼 때 우려보다는 전략을 세워야 하는 듯 보입니다.

 

게다가 투자가 필요한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은 에이블리뿐만이 아니죠. 큐텐이 부침을 겪던 '티메파크(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커머스)'를 인수한 것처럼 다른 패션플랫폼에 투자하거나, 인수할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내 3대 명품플랫폼 '머트발(머스트잇·트렌비·발란)'은 지난해 적자폭을 크게 줄였지만, 각각 79억원, 32억원, 1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연간 흑자를 전망하는 내부 전망도 존재하는 듯 보이지만, 소비불황이 지속되면서 명품시장의 불확실성은 증대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죠. '캐치패션'은 지난 3월 19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10월 알리바바 그룹의 계열사 크로스보더 플랫폼 '티몰글로벌'은 명품플랫폼 '구하다'와 럭셔리 상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인증된 정품을 알리바바의 '차이냐오'의 창고로 전달하고, 소비자에게 배송한다는 건데요. 덧붙여 '케이베뉴(K-Venue)'에 국내 브랜드들이 다수 입점한 점 등을 보면 에이블리가 아니더라도 국내 패션플랫폼과의 협업관계는 충분히 예상 가능할 것 같습니다.

얼어붙은 투자시장에서 오히려 대규모 투자를 노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겠죠.

 

결국 C커머스의 국내 패션 공략이 확실시 된 현시점에 국내 기업들의 대응이 궁금해집니다. 도메스틱 브랜드가 주를 이루는 무신사와 같이 아직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플랫폼들은 오히려 시간이 생겼으니 전략을 탄탄하게 구축할 수 있겠죠. 지난 23일 미국에서는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강제 매각하도록 하는 법안이 연방 의회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처럼 정부에서 강력히 규제할 수도 있겠으나, 국내에서는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지 모두가 머리를 맞대어 생각해 볼 여지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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