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왜 물류를 경쟁입찰했을까? (f. 보세창고)

Author : sjpark-logibridge / Date : 2024. 3. 26. 16:05 / Category :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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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의신 조철휘 박사
◆유통의신 마종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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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사 웃다

 

◆조철휘 : C커머스(중국발 이커머스)의 집중 공략에 따라서 택배사들도 많은 변화가 있는데요. 지난해 CJ대한통운은 매출 규모가 소폭 감소했지만 4천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알리(알리익스프레스)의 영향도 있겠죠. 그리고 해외 법인 거점을 확대하면서 크로스보더(직구·역직구) 물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CJ대한통운의 포워딩 담당 대표가 올해부터 대표를 맡으면서 공격적인 경영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요. 한진 역시 글로벌 거점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아마 올해는 수도권 중심으로 물량이 모일 것 같고, 국내 물류사들의 해외직구·역직구 물량을 늘리기 위한 거점 확대가 더 활발해질 것 같습니다.

 

◆마종수 : C커머스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국내 이커머스나 셀러들은 생존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급박함을 느끼고 있는데 택배사들은 웃음을 띠고 있죠.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고, 올해 전망도 밝아졌습니다. 원래는 국내 택배가 굉장히 줄어들고 있었어요. 

지난해 3분기로 봤을 때 매출액이 2.3% 정도 줄었습니다. 그중에서 기존의 택배사들이 취급하는 이커머스 택배는 13.9%가 감소했고요.

 

물론, 택배는 물동량이 계속 늘어나죠. 그런데 이커머스 택배를 구분한다면 택배사가 담당하는 물량이 감소했다는 겁니다. 그 물량이 다 쿠팡으로 간 거죠. 결과적으로 택배시장은 커지고 있는데 쿠팡이 등장하면서 시장점유율 약 28%를 차지하고 있고, 동시에 CJ대한통운의 점유율 40%가 깨졌습니다. 쿠팡도 그렇고, 무신사와 같은 곳도 자체 택배를 이용하는 방향성을 잡고 있어서 택배사들은 국내에서는 시장성을 보기 어렵고요. 글로벌로 진출하는 요인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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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휘 : 원래는 택배사가 화주에게 물량을 받아서 배송하는 구조였죠. 그런데 쿠팡과 같은 기업들이 거점을 만들고 자사 물량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나름 희망적인 부분은 택배사들을 웃게 했던 지금의 C커머스가 아직 큰 물량은 아니거든요. 아직 시작에 불과한 것 같아요.

 

◆마종수 : 매출규모로 본다면 2023년도 전체 해외직구 6조7천억원 중 중국발 직구액이 3조2천억원이기 때문에 연간 1억개 정도가 되겠죠. 그 안에는 일반 택배도 있고, 이커머스 택배도 있습니다. CJ대한통운은 물량이 폭증한 4분기에 2670만개를 했기 때문에 연간으로는 5천만개 정도 될 것 같은데요. 전체적으로는 많아야 1억개 정도일 겁니다.

 

그렇게 따지면 CJ대한통운의 연간 택배 물량이 약 16억개인데 5천만개라고 해봤자 약 3%밖에 안 됩니다. 그러나 주가가 그렇게 폭등할 수 있었던 요인은 이 중국 물량의 시장성이 크기 때문인데요. 지금의 성장률 추세대로만 간다면 4~5년 만에 5~6억개가 될 수 있습니다. CJ대한통운 전체 물량의 30% 이상이 불과 4~5년 안에 성장할 수 있다는 거죠.

 

또한 CJ대한통운과 한진의 주가가 그렇게 상승했던 요인은 계약물류(CL, Contract Logistics) 때문입니다. 단순한 택배가 아니거든요. 중국에서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를 만들어서 물건을 모아두고, 다시 국내에 들어오는 이 포워딩 업무까지도 CJ대한통운에서 일괄적으로 처리했습니다. 그 물량이 늘어날수록 비용은 크게 줄어들고 이익이 많이 남는 구조고요. 실제로 그런 부분에서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주가를 끌어올렸던 요인이었죠.

 

CJ대한통운은 지난해 3분기, 계약물류사업에서 7200억원, 영업이익이 약 440억원이 나왔기 때문에 사실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0%가 넘게 나왔어요. 연간으로 따진다면 글로벌 물류에서만 한 1500억원의 영업이익이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또한 CJ대한통운은 택배만 하진 않거든요. 글로벌 36개국에 해외법인이 100개가 넘게 있고, 최근에는 배터리 물류, 사우디아라비아에 거대한 물류센터를 둔다거나, 캘리포니아에 GDC를 구축하는 등 택배보다도 주력으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조철휘 : 또한 지난해에 선방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가 택배단가 인상입니다. 올해는 소비불황이기 때문에 따로 인상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더욱 택배사들은 글로벌로 가치를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종수 : 이 택배단가가 사실 매년 하락했습니다. 물량이 늘어날수록 택배단가가 하락하니까요. 그런데 지난해 택배단가가 올라갔거든요. 이렇게 되면 물량이 많은 기업들은 살아남지만, 물량이 적은 곳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생존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그나마 CJ대한통운은 택배의 비중을 줄이면서 계약물류를 늘리고, 방산물류, 포워딩, 수소, 배터리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게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요인이 되겠고요.

 

반면에 한진의 경우에는 그룹 내에 화주사도 없고, 자생적으로 모든 물건을 영업해야 하는데 이번에 보니까 쿠팡과 계약이 아예 끝났더라고요. 원래는 쿠팡이 월 단위로 한 700만건 정도 물량을 줬는데 꾸준히 줄이다가 3월부로 모든 물량을 계약 종료했습니다. 생수까지도 쿠팡CLS(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에서 배송하는 걸로 바꿨습니다.

 

여태까지는 노란색 번호판을 써서 생수를 배송했는데 이제는 쿠팡이 하얀색 번호판으로 비용 부담 없이 배송하기 때문에 그만큼 택배시장에서 파이를 뺏어올 수 있습니다. 이제는 쿠팡이 택배시장에서 영역을 넓힐수록 나머지 택배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한진은 특히 글로벌 쪽에 활로를 찾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 알리 물류사 입찰?

 

◆조철휘 : 택배사들에게 또 다른 핫이슈가 있습니다. 알리가 통관과 배송에 대해 경쟁입찰을 시작했습니다. 대다수의 택배사들이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마종수 : 알리가 원래는 국내 기업들과 제휴를 맺지 않았습니다. 일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우체국만 제휴를 맺었는데, 지난해부터 알리는 CJ대한통운, 테무는 한진과 협력해온 것으로 알려졌죠. 그런데 이번 5월에 계약이 끝나면서 알리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 새로운 기업을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철휘 : 현황을 살펴보자면, 알리의 지난해 물량은 약 4600만건입니다. 그중에서 80% 정도인 약 3200만건을 CJ대한통운, 20%는 한진과 우체국 등의 기업들이 담당했고요. 테무는 대부분 한진이 담당했고, CJ대한통운도 일부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사실 CJ대한통운과 알리의 계약이 만료가 되지는 않았죠. 5월까지 통관 계약이 맺어져 있고, 6월에 택배 계약이 끝나게 되는데 이 전에 새로운 기업을 찾고 있는 거죠.

 

동시에 택배사들의 대표들도 많이 바뀌고 있어요. 2023년까지 택배와 이커머스 총괄이었던 신영수 대표가 CJ대한통운의 대표로 선임됐는데 알리와의 계약을 체결했던 분이기도 하죠. 다만, 현재 CJ대한통운의 취급물량은 점점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총 물량이 15억9600만건인데 전성기 때는 18억건 정도 됐었거든요. 쿠팡의 영향이나,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정체됐다는 건 확실합니다.

 

◆마종수 : 지난해 쿠팡의 거래액은 약 50조원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이 중에서 로켓배송을 통한 게 32조원, 나머지 마켓플레이스가 18조원 정도. 공식적인 건 아니고, 러프하게 본다면 그렇습니다. 로켓배송은 대부분 쿠팡CLS가 처리했고, 판매자 배송으로 불리는 물량들이 한진이나 CJ대한통운 등으로 갔던 게 이제는 판매자로켓으로 흡수된 거고요. 이 부분에서 택배사들이 휘청했었는데 알리와 테무의 등장으로 다시금 성장하고 있죠.

 

◆조철휘 : 맞습니다. 이 중국발 직구 물량이 늘어나면서 통관이 문제가 되다 보니까 인천공항이나 평택항 등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마종수 : 그럴만하죠. 현재 중국 웨이하이시에서부터 평택항까지 카페리가 다니면서 이를 통해 알리가 많은 물량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컨테이너선까지 투입하면서 물량을 급속도로 늘릴 수 있는 역량을 갖췄고요.

 

일반적으로 해운물류라고 하면 LCL과 FCL을 많이 얘기합니다. LCL은 다수의 화물을 혼재해서 채우는 거고, FCL은 물량을 많이 가져오면 이미 풀 컨테이너를 채워서 운송하기 때문에 비용이나 속도에서 효율적인데요. 여태까지는 중국에서 수십만명의 셀러들이 각각의 물량을 LCL 방식으로 컨테이너를 채우고, 국내로 들어오기 때문에 1~2달 걸렸거든요.

 

그런데 알리와 테무는 물량이 많이 증가했기 때문에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바로 운송하고, 국내로 들어오고 있고요. 이런 물량은 앞으로도 증대될 겁니다.

 

 

✔ 물류센터 짓겠다

 

◆조철휘 : 알리는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예고하기도 했었죠. 그렇다면 복합운송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의 공항이나 항만 옆에 물류거점을 구축하고, 미국으로 배송해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알리도 이 부분을 전략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말씀을 드리는 이유가 단순하게 물건을 한국에 파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배후단지에 물류센터를 짓느냐. 최종 배송은 어떻게 하느냐. 이런 고민이 많아요. 타협을 해서 같이 가면 좋은데 쉽게 안 되거든요. 그래서 이번 물류사 입찰에 주목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마종수 : 사실 알리와 CJ대한통운은 지난해에 잘 했으니까 올해도 같이 갈 줄 알았는데 10개가 넘는 업체에게 의향서를 보내고, 비딩을 하고 있죠. 사실 이런 부분은 국내 기업들, 정부에서도 유의 깊게 보고 대응해야 합니다.

알리가 한국에 투자하는 금액 중 첫 번째가 2600억원을 들여서 물류센터를 짓겠다는 거였거든요.

 

이게 압박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습니다. '단독으로 할 것인지, 국내 물류사와 함께할 것인지' 물류업계에서는 이게 욕심이 나고, 두 팔 벌려 환영이죠. 그런데 사실은 물류업계만 볼 게 아니라 국익 차원에서 이 부분을 '보세물류로 갈지, 일반물류로 갈지', '허가를 낼지 말지'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만약에 알리가 일반물류로 들어온다고 하면 기존에 KC인증, 부가세 면제 등 혜택을 받아왔던 이런 금액을 전부 지불하고, 물류센터를 수도권 인근에 짓는다고 하면 가능하겠죠. 근데 그러면 기존 대비 훨씬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또한 알리와 테무는 직매입을 하지 않고 위탁매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재고에 대한 책임이 없어요. 그런데 물류센터를 짓고 위탁으로 운영한다면 재고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쉽지는 않습니다.

 

아마 알리나 테무가 가장 바랐던 부분은 인천이나 평택 쪽 항만의 물류단지에서 10만평 정도 되는 부지를 분양받는다거나, 사업자로 참여해서 보세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싶었을 겁니다. 근데 그렇게 된다면 큰 파란이 있을 거예요. 수입해서 세금을 면제해서 통관할 수 있게끔 지원해 준다면 알리가 훨씬 유리해지는 겁니다. 아직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고, 우리나라에서도 전자상거래 물량을 보세물류센터에서 낱개로 출하하는 경우는 없었고요.

 

보세라는 게 세금을 보류해 준다는 개념으로 주로 제조업에서 원자재를 갖고 왔다가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잠깐 두는 거거든요.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물건의 93%가 그래서 보세로 들어가는 거고, 가공해서 반도체로 나가는 것처럼 활성화를 위해서 만든 겁니다. 그런데 해외직구를 보세로 세금을 감면시킨다면 위험한 발상이죠.

 

 

◆조철휘 : 비슷한 부분으로 이미 국내에서는 이커머스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 중이죠. 정부와 민간이 계획을 잡아놨습니다.

 

◆마종수 : 그렇죠. 이미 로지스밸리, 하나로TNS 등 몇몇 업체들이 입찰해서 2027년까지 구축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알리가 여기와 협력해서 갈 가능성도 없지는 않아요. 자유경쟁시대니까 무조건 막을 수 없으나, 국익 차원에서 보면 사실은 오히려 알리나 테무를 우리가 조종해야 한다고 봅니다.

 

중국에서 원래 먼저 만들었어요. '콰징 전자상거래'라고 해서 10개가 넘는 항만에 물류센터 단지를 크게 만들고, 해외에서 들어오는 것들을 보세물류센터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낱개로 출하해서 중국 내로 빼서 수출하는 겁니다. 우리나라에도 똑같이 요구할 수 있을 거예요. 중국도 이렇게 해서 한국의 기업들이 이용하고 있는데 한국도 똑같이 해달라고 할 수도 있죠.

 

◆조철휘 : 그러면 알리나 테무가 일찍 진출한 미국이나 유럽에 이런 요구를 한 적은 있나요?

 

◆마종수 : 없죠. 전자상거래 전용 보세물류단지조차도 재작년에 처음 입법이 돼서 이제 조성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시행된다면 알리, 테무, 쉬인 등의 상품들을 보세물류센터에서 물건을 장기간 보관하고, 오늘 주문 들어오면 내일 배송해 줄 수도 있는 거거든요.

 

◆조철휘 : 특히 지금의 국내 인프라로 보면 익일, 당일배송이 가능해지는 거네요.

 

◆마종수 : 그렇다고 글로벌 시대에서 우리만 쇄국정책으로 빗장을 잠굴 수 없기 때문에 이건 대응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에서도 소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인증을 보완한다든지, 클레임을 제기한다거나 하고 있잖아요. 사실 정말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해요.

 

국내 소비자의 보호도 중요하지만 물류인프라, 특히 보세구역 내에서 해외직구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주체나 영업권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선행되어야 C커머스 업체의 공세에 대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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