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과 동원, HMM인수전에서 얻으려는 것은?

Author : sjpark-logibridge / Date : 2023. 12. 12. 16:30 / Category :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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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해운업 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드는 모습입니다. 여러 지표나 전문기관의 분석을 보더라도, 해운산업이 내년에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죠. 그런데 하림과 동원 이 시국에 HMM 인수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 자칫 의아하게 느껴집니다. 결코 녹록지 않은 해운시장을 고려하면 오히려 높은 가격에 인수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기도 하는데요.

 

두 기업이 HMM 인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얼까. 저희는 지난 뉴스레터에서 동원그룹이 HMM 인수에 열을 올리는 이유<동원그룹은 왜 HMM을 탐낼까?>를 분석한 바 있는데요. 또 그에 앞서 <하림의 수직계열화 '팬오션' 인수 효과 톡톡>과 <하림그룹, 제조 유통 물류 '통합'을 꿈꾸다> 등을 다루며, 하림이 해운업에 뛰어든 내막을 살펴봤습니다.
 
종합하면, 두 기업은 분명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생산부터 소비자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반복되어 소비되는 가장 대표적인 품목은 바로 식(食)과 관련한 것들인데요. 물류 관점에서 보면, 지속적이고 반복되어 물동량이 창출되는 '효자' 품목이겠죠.
 
우리나라는 쌀 소비가 줄어든 대신 육류와 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인 1인이 1년간 섭취한 육류는 58kg으로, 1인 쌀 소비량 56kg을 넘었습니다. 그리고 육류를 사육하기 위해서는 사료가 필요하죠. 하지만 우리나라 사료용 곡물은 거의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사료용을 포함한 곡물 자급률은 평균 19.5%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국내 밀 자급률은 0.8%인데, 지난해 식용 밀 수입량은 260만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요.
 
결국 우리 식탁에 오르기 위해 기초적인 토대가 되는 곡물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육류와 밀 소비량은 증대됨에 따라서 더 심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또한 곡물은 100% 해운을 통해 운송되는데, 국내 해운사 중에서는 하림이 소유한 팬오션이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하림은 명확하다

 
하림의 회사소개서를 보면 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명확합니다. 1단계 농장-공장-시장의 통합경영, 2단계 식품유통사업, 3단계 곡물유통사업, 4단계 종합식품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인데요. 자연에서부터 식탁까지 식품 가치사슬 전 과정을 통합관리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그 과정에서 팬오션은 국내 최대 벌크 전문 해운사로서 하림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하림지주의 매출은 13조9392억원, 영업이익은 9487억원을 내며 전년 대비 29%, 27.4% 상승했는데요. 국제 곡물가와 물류비의 증가로 인해 계열사들의 이익이 하락했지만, 글로벌 해상운임의 상승으로 팬오션이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매출은 6조4203억원, 영업이익은 7896억원을 달성했고, 그중 곡물사업의 매출은 702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9% 올랐습니다.

 

정리하면, 하림은 종합식품기업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농장부터 시작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물류(해운)이며, 팬오션으로 이미 한 차례 증명해낸 셈이죠. 비록 지금은 해운시황이 안 좋아 팬오션의 영업이익이 급감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물류비가 폭등했을 때에도 팬오션 덕분에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는 거고요.
 
게다가 양재동 부지를 매입해 '도시첨단물류단지'를 조성할 계획으로 본업인 '종합식품서비스'를 위한 물류 개발에 방점을 찍은 상황입니다. 하림지주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를 통해 종합 식품서비스의 "디지털운영(제조-물류-소비자)"효율화를 위한 슈퍼플루이드 경제 기반을 구축하여 사업 경쟁력을 강화시킬 예정이고요.

 

 

 

✔ 동원그룹의 큰 그림

 
동원그룹의 계열사 동원로엑스는 부산, 인천, 울산 등 전국 주요 항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권역 별로 철도 인프라를 구축했고,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까지 갖춘 종합물류기업입니다. 항만하역, 육상운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자회사인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은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 항만인 '부산 신항 서컨테이너부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동원이 만일 HMM을 인수하게 된다면 자체적으로 선박을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되고, 육상과 해상을 잇는 물류망을 구현함과 동시에 부산터미널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셈이죠. 특히 컨테이너선은 정기선 사업으로 항만터미널을 확보하면, 제 때에 도착하는 '정시성'의 확보가 용이해지고, 항만하역작업의 비용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머스크를 비롯한 해운사들의 전략이라고 일컫어지는 종합물류기업으로의 전환의 측면에서도 적합한 인수합병으로 볼 수 있고요.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은 2016년 동부익스프레스를 성공적으로 인수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동원그룹은 연결기준 매출 8조8660억원, 영업이익 4900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는데요. 특히 참치와 수산물 판매가 주력인 동원산업의 비중은 감소하고, 간편식과 유제품 등을 판매하는 식품 계열사 동원F&B(4조236억원), 포장 계열사 동원시스템즈(1조4370억원), 물류 계열사 동원로엑스(1조2142억원) 등 사업을 다각화함과 동시에 사업 간 시너지 효과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HMM의 중요성

 
각 기업의 방향성을 보면, 이번 HMM 인수는 중요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잠재적인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미래 먹거리로 삼을 수 있고요. 특히나 식품이라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에 물류 역량이 필수적일지도 모릅니다.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는 더 심화되고 있고,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쳐 전 세계 식량 공급망은 위기로 치닫고 있거든요.

 

해운시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오히려 HMM과 시너지 효과를 잘 낼 수 있다면 '황금알'이 될지도 모른다는 거죠. 특히 HMM의 영업망, 글로벌 해운 네트워크와 경험은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겁니다.
지난해 HMM은 93%에 달하는 컨테이너선 중심 매출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2026년까지 벌크선을 55척까진 늘리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장기 운송계약에 주로 활용되는 벌크선은 해운 불황기에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최근 컨테이너선 운임은 급락했으나, BDI(발틱운임지수, 벌크선 운임을 지수화한 것)는 급증했던 것만 보더라도 그렇고요. 
 
또한 위기에 대응함과 동시에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국내 밀 소비량은 증가하고 있는데, 그와 동시에 K-푸드는 한국 수출을 견인하고 있거든요. 올해 10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7억8525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수출액 7억6541만달러를 이미 돌파했습니다. 한국 라면 수출의 50% 이상을 담당하는 곳은 삼양식품인데 전량을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고요. 이것만 보더라도 밀을 국내로 들여와야 하고, 라면을 제조해 해외로 수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HMM이라는 '물류'를 보유하게 되면 식품기업에게는 어떤 강점이 있을지 알 수 있겠죠.
 
HMM의 인수 후보군이 하림과 동원으로 압축된 와중, 매각이 유찰될 가능성까지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경제의 기반이 되는 산업이니 만큼 영향을 줄 것을 예상해 매각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요. 특히 서두에 언급한 '곡물'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정부가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분구조를 구성하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2010년부터 시작된 '한국판 카길' 계획이 중요한 사례가 될 수 있겠는데요. 세계 곡물시장을 꽉 잡고 있는 'ABCD(Archer Daniels Midland/Bunge/Cargil/Louis Dreyfus)'의 리스크, 즉 곡물 자급률을 늘리기 위해 삼성물산, 한진, STX 등 공동으로 세계 곡물의 중심지인 미국에 해외 기업을 세워 물량을 조달해오겠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그러나 경쟁기업, 비용 등 이 계획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는데요. 그 이후 곡물 조달시스템에 대한 이렇다 할 진전은 없는 상황이지만, 우리나라 식탁의 운명이 걸린 만큼, 눈앞의 이익보다는 생존을 위한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 회원사 '제팩' 소개 : 제팩은 35년의 역사를 지닌 제조 및 물류 엔드라인 포장 자동화 전문기업으로 제함기 봉함기 컨베이어 팔레타이징 등 단품 공급 및 라인 공사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제조 및 물류 자동화 관련 문의를 주시면, 고객님의 상황에 맞는 1대1 맞춤 컨설팅을 해 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더 자세히 보기)

 

⦁ 회원사 '로보에테크놀로지' 소개 : AI와 3D비전을 활용해, 기존 작업장 그대로 투입이 가능한 이동형 박스 핸들링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현장에 투입한 후 10분 이내에 작업 수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유연한 운영이 가능합니다. 현재는 물류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상하차, 피킹 등의 로봇도 개발하고 있으며 곧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더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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