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경 택배는 이제 시작입니다 (f. 크로스보더)

Author : sjpark-logibridge / Date : 2023. 12. 4. 13:55 / Category :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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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알리·테무·쉬인, 한국을 겨눴다

◆(2부) 초국경 택배는 무역구조의 변화다

 

 

저희는 지난 뉴스레터에서 중국에서 한국으로 유입되는 해외 직구 현황을 집중적으로 다뤘는데요. 사실 중국과 한국을 잇는 글로벌 전자상거래(크로스보더 이커머스)는 하나의 단편이자 시작에 불과합니다. 

한국과 중국은 흔히 이커머스 침투율이라고 부르는, 오프라인 대비 온라인 전환율이 서로 1~2위를 다툴 정도로 높은 수준입니다. 때문에 온라인을 통한 소비에 친숙한 양국의 문화적 배경이 지금의 '또 다른 경쟁의 서막'의 발단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희가 주목하는 지점은 무역구조의 변화입니다. 온라인을 통한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과거 컨테이너 단위로 대량 수입되고 수출되던 방식이 바뀌는 거죠. 이 과정에서 AI(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누구나 쉽게 자신의 온라인 상점을 열거나, 다국적 판매를 지향하는 오픈마켓에 입점할 수 있는 장벽이 낮아졌죠. 단편적으로 이제는 오류를 찾기 힘들 정도로 완성도 높은 번역기만 보더라도, 언어의 장벽이 사업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걸 누구나 공감할 수 있습니다. 또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하고, 토스를 이용해 홍채 인식만 끝내면 즉시 결제할 수 있는 연동성을 보면, 얼마나 모든 것들이 쉽고 간결하게 바뀌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제는 무역상사나 구매대행 등을 통하지 않아도 현지 제조사나 셀러와 직접 거래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해졌고, 점차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중요한 건 역시나 물류입니다. 그래서 물류사나 택배사들의 콘솔리데이션(Consolidation), 즉 혼재작업 역량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낱개 단위의 다양한 상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묶어 각 소비자에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한 역량이 됐기 때문이죠. 비용절감과도 연관이 되고요.

 

소비자에게 빠르게 전달되어야 할 상품은 항공으로, 배송이 느려도 무방한 상품은 해운으로 묶는 등, 더 고도화되고 정교한 물류서비스의 지원은 필수적으로 보이죠. 판매자와 구매자에 따른 다양한 종류의 SKU(상품 수)와 상이한 규격을 묶어야 하고, 동시에 최종 소비지까지 이동하는 수단까지 여러 옵션으로 녹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협력관계에 있는 기업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여 경쟁력 있는 운임을 받고, 서비스 품질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겁니다.

 

올해 CJ대한통운이 연이어 해운사들과 MOU를 체결한 것도, 세계 1위 해운기업으로 군림하던 머스크가 항공사업인 머스크에어카고를 강화하며, 인천공항까지 취항지를 확대한 점도 해외직구·역직구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이죠. 이제는 말 그대로 서로 영역이나 경계가 큰 의미가 없는, 'End-to-End' 즉 시작과 끝 지점을 누가 효율적으로 잘 연결하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최근 우리나라 택배 3사가 공통되게 목소리를 내는 성장동력 또한  '초국경 택배', 혹은 '국제택배'입니다. 초국경 택배는 쉽게 말해 각 대륙 단위, 국가 단위로 물류 인프라 '국제 물류센터(GDC, Global Distribution Center)'를 구축하는 건데요. 재고관리, 포장, 통관 등 풀필먼트 서비스를 포함한 개념으로 배송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어 3~5일, 짧게는 익일배송까지 가능한 까닭이죠. 전 세계 약 100조원 규모의 시장이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산업구조의 변화와 일맥상통한, 시장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는 일환이라고 보여집니다.

 

 

✔ CJ대한통운

 

CJ대한통운은 2019년 GDC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글로벌 건강식품 쇼핑몰 '아이허브(iHerb)'의 협력사로서 글로벌 물류를 수행해왔습니다. 이 인천 GDC에서는 일본, 호주, 싱가포르, 카자흐스탄 등 4개의 국가에 미국의 아이허브 제품을 배송하는 형태죠. 지난달 CJ대한통운은 이곳에 오토스토어를 비롯한 첨단 설비들을 도입했습니다.

 

인천 GDC의 오토스토어는 7만6천개의 바구니에 약 3만 종류의 제품을 보관하고 있는데 기존의 '랙 방식'보다 보관 효율성이 4배 가까이 향상됐다고 설명합니다. 일본 현지 고객이 미국의 쇼핑몰에서 주문했을 경우 20분 만에 배송 준비를 마칠 수 있다고 하죠. CJ대한통운은 이 역량을 바탕으로 아이허브와 협력해 중동 지역 '사우디 GDC'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스마 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가속화되고 있는 걸로 보이고요.

 

또한 알리익스프레스가 올해 본격적으로 진출했고, CJ대한통운이 물류 협력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CJ대한통운이 담당하는 알리익스프레스 물동량은 1분기 346만 상자에서 3분기 904만 상자로 2배 이상 증가했거든요. 4분기에는 광군제, 블랙프라이데이 등으로 인해 1000만 상자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CJ대한통운은 최첨단 GDC 구축과 오네(ONE) 서비스를 통한 도착보장 등 물류 인프라 역량을 인정받아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알려지기도 했죠. 2021년 CJ대한통운의 초국경 택배 관련 매출은 22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 한진

 

한진도 해외 직구 물량을 빠르게 빨아들이기 위해 물류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기존 한진의 인천공항 GDC의 항공 특송 물동량은 월 40만건으로 대부분 미국 중심이었으나, 최근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물량을 대량으로 유치했기 때문인데요. 중국 현지법인 5곳이 물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한 것이 바탕이 됐다고 하죠. 한진은 해외 15개 국가에 현지법인과 지점을 구축한 상황입니다.

 

또한 인천공항 GDC 내 특송장치장 반입라인을 2개에서 4개로 확대해 월 최대 처리 물량을 약 110만 상자로 늘렸습니다. 이어서 내년에는 월 220만 상자를 처리하기 위해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고요.

 

초국경 물류를 위해 론칭한 플랫폼들도 눈에 띕니다. 한진은 지난해 9월 '원클릭 글로벌'을 론칭했는데요. 국내 이커머스 셀러들의 물류를 원스톱으로 지원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글로벌 배송 플랫폼 '고고엑스(GOGO X)'와 제휴를 맺어 물류 역량을 더욱 강화한 것이 특징이죠. 올해 2분기 거래량이 전 분기 대비 377% 증가할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외 배송 서비스 '이하넥스'를 운영했던 역량을 바탕으로 C2C(개인 간 거래) 기능을 더해 C2C 해외 직구 플랫폼 '훗타운(HOOT TOWN)'을 론칭했습니다. 이외에도 '슬로우레시피', K패션 지원 플랫폼 '숲' 등 조현민 한진 사장이 직접 총괄하며 해외 직구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입니다.

 

 

✔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GDC 사업에 더 진심입니다. 기존에도 인천 GDC, 홍콩 GDC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추가적으로 부산항 GDC와 싱가포르 GDC를 구축할 계획이거든요. 부산항 GDC를 통해 부피가 크고, 무거운 제품을 일본으로 빠르게 보낼 수 있는 해상 특송 모델을 구상 중입니다. 또한 싱가포르 GDC를 구축해 아시아 지역의 초국경 물류 입지를 견고히 할 계획이죠.

 

롯데그룹 차원에서도 베트남 유통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그에 맞춰 물류 인프라 또한 확대하기 위해 베트남 남부 동나이성에 통합 스마트 물류센터를 구축했습니다. 신선·냉동식품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콜드체인 역량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죠. 

더불어 북미 전역에 지사와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아시아와 북미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북미 내륙운송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단·장거리 트럭 운송 인프라를 구축하고, 철도 운송 역량, 트랜스 로딩(40피트 컨테이너에서 53피트 컨테이너로 환적) 거점도 강화하고 있고요. 지난해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축구장 4개 규모의 부지를 추가적으로 확보했는데 이를 기반으로 복합운송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 택배가 아니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 바로 '쿠팡'입니다. 쿠팡은 미국기업이죠. 하지만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대만으로 확장하는 중입니다. 한국의 셀러와 대만 소비자를 연결할 수 있고, 반대로 대만의 셀러와 한국의 소비자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자체 PB상품을 중국에서 OEM 생산하고, 각각의 언어로 라벨만 변경해 한국과 대만의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도 있겠죠. 한국과 대만을 더한 '소비인구'를 감안하면 당연히도 제조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겁니다.

 

물류비도 낮출 수 있습니다. 물동량이 많다는 것은 물류 운임을 협상할 때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미 물류자회사를 두고 있는 점을 볼 때, 언제든 선박을 용선하거나 항공기를 리스하는 방식으로 직접 자체 물동량을 소화하는 방식으로 전환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습니다. 쿠팡의 롤모델 격인 미국의 아마존이 이미 그런 전략을 구가하고 있기도 하고요.

 
쿠팡의 '플라이휠' 전략이 더 강화되는 셈이겠죠. 충성고객의 증가, 이에 따른 바잉파워(구매력) 증대, 그로 인한 제조단가와 물류비를 낮추는 선순환의 고리가 점차 공고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제조거점을 기반으로 다국적 소비자로의 진출도 가능하겠죠.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온라인 침투율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이를 보면, 향후 잠재적인 수요층은 더욱 넓게 볼 수 있습니다. 맨땅에 헤딩이 아닌, 그동안 앱을 운영하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노하우에 기반한 체계적 시스템에 기반해 운영되겠죠. 상품 구성이나 결제, 물류 부문도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국가별로 차이를 두겠고요.

 

그래서 지금 한국의 이커머스 기업들은 새로운 국가로의 진입을 위한 경험과 초석을 닦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쿠팡이 한국 셀러들을 대만에 진출시키며 그 성공 가능성을 직접 증명하기도 했고요.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쇼피 등이 자사의 오픈마켓에 한국의 셀러나 제조사를 입점시키려는 맥락 또한, 한국의 우수한 품질력을 가진 기업들을 유치해, 상품의 카테고리를 강화하려는 목적이겠죠.
 

연결해서 생각하면 물류기업들도 새로운 변화에 맞는 물류상품을 개발하고 차별화에 나선다면 새로운 기회가 열리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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