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과 물류는 뗄 수 없는 관계 (f. 물류기업실적)

Author : sjpark-logibridge / Date : 2023. 11. 20. 09:51 / Category :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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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금요일 로지브릿지 뉴스레터입니다
2023/11/17 금요일
 
 
 
'위기를 낭비하지 마라' 이 말의 의미는
위기란 기존에는 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해볼 수 있는 기회라는 뜻이다.
 
- 람 이매뉴얼 -
 
 
 
지금 우리나라는 '불황형 흑자'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고 있어, 경상수지가 흑자가 되는 현상으로 결국 전체적인 물동량이 줄어듦을 의미하는 건데요.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는 더 치명적입니다.

9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54억2000만달러로 흑자를 기록했는데요. 수출이 전년보다 2.4% 감소했고, 수입은 14.3% 줄어들었기 때문에 나온 결과입니다. 수출입 물동량이 감소했다는 것은 물류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고요. 특히 해운 및 항공기업들에게는 그 여파가 그대로 전해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 초호황이었는데
 
2022년 2월까지 해운업은 초호황을 맞았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에 문제가 생겼고, 해상운임은 상승했는데요. 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2020년 중반 1000포인트를 넘겼고, 2022년 초에는 5000포인트를 기록합니다. 업계에서는 1000포인트 정도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고요.

세계 2위 컨테이너 선사 머스크의 지난해 매출은 815억달러(약 105조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머스크는 올해 6500명의 인력을 감축했고, 추가로 3500명을 더 감축할 예정입니다. 이는 머스크 전체 인력의 10%에 달하고요. 머스크는 이미 부정적인 결과를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올해 세전이익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거든요.

실제로 머스크는 이번 3분기 매출 121억달러(약 15조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6.7% 감소합니다. 핵심사업부인 컨테이너 운송은 적자를 기록했고요. 이 속도는 선사들이 호황 때 많은 선박을 주문해 촉발된 '공급 과잉', 수출입 물동량은 감소로 인한 '수요 감소'와 맞물려 올해 말과 내년 더 가팔라질 예정입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3분기 전국 무역항 항만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3억7621만톤입니다. 수출입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고요. 우리나라 국적 선사인 HMM도 마찬가지입니다. HMM은 3분기 매출 2조1266억원, 영업이익 758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4%, 97.1% 감소한 수치입니다.

머스크, 양밍해운 등 몇몇 글로벌 선사들이 적자로 전환됐음에도 HMM이 흑자를 유지하는 것은 긍정적인데요. 다만, 이 영업이익은 벌크 부문에서의 호실적이 견인한 수치입니다. HMM의 3분기 벌크 부문 매출액은 3343억원, 영업이익은 520억원을 기록했거든요. 일부 노선의 1년 계약이 2022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는 유지됐으나, 하락된 운임으로 갱신되면서 3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팬오션의 3분기 매출은 1조1116억원이며, 영업이익은 795억원을 기록합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9.5%, 64.6% 감소한 수치로, 컨테이너 부문은 10년 만에 적자로 전환됐습니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서 수출입 물동량이 부진한 상태이며, 국제해사기구(IMO)가 최근 선박의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100%로 상향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해운사들은 또 다른 과제까지 안게 된 상황입니다.


✔ 항공화물과 중국
 
항공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여행이 불가해 여객운송 실적이 저조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실적이 좋았습니다. 그 이유는 항공 화물 때문인데요. 2021년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매출은 약 4조1천억원이었는데, 화물사업에서만 3조1453억원으로 비중이 76.7%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1분기는 25.7%의 비중으로 하락하면서 급속도로 떨어졌죠.

이 또한 SCFI의 하락처럼 '정상화'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팬데믹 기간 호황도 글로벌 물류대란의 반사이익이었다는 거죠. 항만물류가 운임이 높고, 적체가 지속되니까 항공기로 화물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3분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출은 각각 9153억원, 35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48%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두 기업 모두 여객 매출은 크게 증가했죠. 대한항공의 3분기 매출은 3조8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으며, 여객 매출은 2조5584억원으로 76% 증가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매출은 1조7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늘었으며, 여객 매출은 1조2093억원으로 63% 증가했고요. 두 기업은 5203억원, 12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8%, 44.8% 감소했습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항공 화물의 수요가 줄었고, 여객은 활성화됐지만 그로 인한 유류비 및 인건비는 상승해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최근 업계에서는 중국발 항공 화물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계 항공화물 운임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중국발 북미노선의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는 테무, 쉬인 등 중국발 이커머스앱들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여객기 하부에 화물을 적재하는 '벨리카고'와 같은 방법으로 공급은 확대되는데, 수요는 저조한 상황입니다.
 
 
 
 
✔ 물류기업들은?

해운·항공운임의 하락은 포워딩 운임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결국 글로벌 물류기업들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CJ대한통운은 3분기 매출 2조9370억원, 영업이익 1247억원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5.9%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사업 부문의 매출은 1조542억원, 영업이익은 154억원으로 20.5%, 44.6% 줄었습니다.

한진은 3분기 매출 6918억원, 영업이익은 337억원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7.5% 증가했습니다. 올 상반기 글로벌 사업부문의 매출은 16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2% 감소했고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3분기 매출 9003억원, 영업이익 16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2.8%, 10.1% 감소했습니다.

CJ대한통운과 한진은 택배사업 등에서 견고한 실적을 보여준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CJ대한통운의 3분기 택배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5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했거든요. 다만, 쿠팡이 3자 물류 사업인 로켓그로스로 택배 물동량에 집계되면서 올해 8월말 기준 점유율이 33.6%로 떨어졌고, 쿠팡CLS의 점유율은 24.1%로 올라가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죠.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삼성SDS, LX판토스, 현대글로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성SDS는 3분기 매출 3조2080억원, 영업이익 193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6% 감소, 영업이익은 4.3% 증가했습니다. 이중 물류 사업 부문 매출은 1조6988억원, 영업이익은 256억원으로 37.3%, 60.8% 줄었습니다.

LX판토스가 포함된 LX인터내셔널의 3분기 매출은 3조6953억원, 영업이익은 6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76.7% 감소했습니다. LX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자원개발사업 시황이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해 말 기준, 매출 내 물류 사업의 비중이 55.7%에 달하기 때문에, 해상운임의 약세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글로비스의 3분기 매출은 6조3301억원, 영업이익은 38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19.6% 감소했습니다. 물류 사업 부문 매출은 2조2441억원, 영업이익은 1903억원으로, 매출은 9.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0.3% 증가했고요. 해운사업에서는 매출 1조363억원, 영업이익은 517억원으로, 16.7%, 54.1% 감소했습니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소비시장은 침체되고, 팬데믹 기간 발주했던 선박들은 과잉공급되면서 해운산업은 불황을 겪고 있습니다. 그 여파는 결국 해운, 항공은 물론, 물류기업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죠. 그간 호황이었던 포워딩 등의 관련 산업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습니다. 와중에 물류산업은 탄소중립과 스마트 물류로의 전환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글로벌 선사들만 보더라도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선박 발주를 늘리고 있으므로 공급과잉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올해 성장률을 1.4%로, 내년은 2.2%로 전망했습니다. 좀 더 장기적으로 볼 때는 1%대나 0%대도 예상하고 있고요. 게다가 고금리 기조가 꺾이지 않으니 투자는 줄어들고, 물류센터 개발 등에도 영향을 미치죠. 이어서 물류센터에 도입할 물류장비 등 실무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특히 이번 3분기 실적에서 물류기업들의 실적만 보더라도 대응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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