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플랫폼 중 당근이 좀 다른 이유

Author : sjpark-logibridge / Date : 2023. 10. 5. 15:51 / Category :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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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목요일 로지브리지 뉴스레터입니다
2023/10/05 목요일
 
 
 
우리는 파티의 호스트이고
고객은 파티에 초대된 손님이다.
고객 경험의 모든 중요한 부분을
조금씩 개선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 제프 베이조스 -
 
 
■ 글 : SK증권 유승우 연구위원  
 
✔ 중고거래도 '물류'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들에서 유의미하게 나타난, 공통적인 변화라고 한다면 물류입니다. 당근마켓이 지난해 당근택배라고 해서 물류서비스를 론칭했었는데 잘 안됐죠. 사실 왜 론칭한 건지 저도 궁금하긴 해요.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과 비슷한 3PL(3자물류) 형태였다 보니까 사실 의아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번개장터, 중고나라에서 적극적으로 중고거래에서의 물류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투자보다는 전략적인 제휴를 많이 가져가고 있죠.
 
대표적으로 번개장터와 중고나라는 CU 알뜰택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중고나라 같은 경우에는 9, 10월에 걸쳐서 특정 상품을 거래할 때 CU의 알뜰택배를 이용하면 무료예요. 횟수도 제한이 없습니다. 파격적으로 물류에 대한 마케팅을 하고 있는 건데요. 중고나라는 롯데가 인수했기 때문에 모회사에 코리아세븐, 그러니까 세븐일레븐이라는 편의점도 있습니다. 그런데 세븐일레븐과 별도로 CU와도 알뜰택배 계약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물론, 두 서비스에는 차이가 있어요. CU는 배송을 해주는 형태로, 특정 CU 점포에서 다른 CU 점포로 배송해 주고, 이것을 구매한 사람이 해당 CU로 가서 물건을 수령하는 형태고요. 세븐일레븐 같은 경우에는 편의점 픽업입니다. 당근마켓 같아요. 당근마켓에서 거래를 해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당근이세요?'라는 질문을 하면서 어느 역 몇 번 출구, 개찰구 등에서 만나는 형식으로 대면거래를 하게 되죠. 근데 대면으로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해서 심리적인 부담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거든요. 때문에 중고거래에서 비대면 거래를 사건·사고 없이 하는 방법이 뭐가 있는지를 고민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중고나라는 세븐일레븐의 점포를 픽업 센터로 활용하고자 하는 겁니다. 원래는 일반 편의점에서는 물건을 맡기는 것이 불가능하죠. 그런데 중고나라에서 거래가 되는 품목들에 대해서 세븐일레븐에 맡겨 두면 구매자가 그곳에 와서 가져가는 겁니다. 세븐일레븐의 물류망을 타고서 택배가 이동하지는 않고요. 당근마켓처럼 같은 동네에서 세븐일레븐에 물건을 가져다 두고, 구매자가 픽업해 가는 형태입니다. 물류비가 수반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무료입니다.


✔ 당근은 좀 다르다
 
당근마켓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배송이나 이런 것을 해보려다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 나머지 물류에 대해서 조금 소극적이게 됐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당근마켓은 사실 범주가 좀 다른 것 같아요. 이미 당근마켓이라고 부르면 안 됩니다. 사명이 당근으로 바뀌었죠. 그동안 중고거래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왔던 당근이 이제 마켓을 넘어선 다른 기능들을 가져가겠다는 의미로 해석하게 되는데요. 
 
예컨대 당근 앱을 들어가게 되면 하단에 이미 많은 섹션들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구인, 구직도 가능하고요. 해당 지역의 특정 가게에서 아르바이트생을 뽑으려고 한다. 이런 것들이 과거에는 전단지 뿌리고, 동네 전봇대에다가 채용공고를 붙여서 전화가 오면 면접을 보고 채용하는 방식이었다면, 그런 과정들이 전부 당근으로 통합된 겁니다.
 
우리 동네에서 벌어지는, 맛집에 대한 정보, 미용실에 대한 정보 등이 다 당근 앱을 통해 이뤄지게 되고, 동네 반상회 같은 형태가 당근으로 다 통합됐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하이퍼 로컬 기반의 커뮤니티 기능을 명확하게 가져가고 있는 겁니다. 물론 수익성은 또 다른 문제가 되긴 합니다. 그러나 당근은 단순히 C2C 중고거래를 원활하게 해주기 위한 기능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지역 기반의 락인효과를 가져가고 있는 하이퍼 로컬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거고요.
 
앱도 친근하잖아요. '이 사람이 나한테 이 물건을 판다고 하는데, 믿을만한 사람인가'에 대한 것도 매너온도라는 것으로 풀어냈습니다. '거래 이력을 봤을 때 사기에 대한 우려가 적겠구나' 그런 부분들까지 생각해 보면 마케팅을 잘 한 것 같고, 최근에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단순히 C2C 거래 플랫폼이 아닌 것 같아요. 번개장터와 중고나라와는 다른 방향으로 재밌는 포인트입니다.


✔ 수익성은 어떻게

수익성을 생각해 본다면 당근페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 과거에 중고나라밖에 없었던 시절을 생각해 보면 보통 구매자가 구매대금을 선입금하고, 입금 받은 판매자가 포장해서 택배로 보내는 거였죠. 그런데 돈을 보냈을 때 ‘그 사람이 물건을 보낼까, 심지어는 보냈어도 내가 산 그 물건을 보냈을까’ 이 걱정을 항상 가지고 택배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당근페이의 등장은 C2C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건·사고에 대한 리스크를 줄여주는 기능을 하는 것 같아요. 당근페이로 지불을 한다면 대금이 바로 판매자에게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물건을 받은 다음에 구매확정과 같은 절차를 거쳐서, 당근에서 판매자에게 대금이 넘어가는 구조인 거죠. 상호 간에 크레딧을 보존해 줄 수 있는 역할로 활용이 되는 겁니다. 개인 간 거래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쉽게 말하면 보증을 서준다는 개념입니다.
 
결국 당근페이를 통해서 C2C 거래가 활발히 이뤄질 때마다 수수료를 받아 갈 수 있는 구조가 생기죠. 게다가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지금 이미 쿠팡, 네이버를 비롯한 다양한 이커머스 기업들이 결제를 하는 단계에서 등록해둔 카드로 결제할 수도 있지만 각각의 업체마다 들고 있는 머니가 있죠. 쿠팡은 쿠페이,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각각의 캐시를 계좌에서 1만원, 10만원 단위로 충전시킨 다음에 이걸 통해 결제하면 적립을 더 많이 해준다든가, 이런 정책을 펼치고 있거든요.

이걸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근페이 결제를 위해서 특정 금액을 충전해 뒀으면, 오늘 거래를 하지 않아도 이 돈은 이미 당근에 들어가 있는 거거든요. 엄청난 이자수익을 가져다줍니다. 거래금액이 커질수록 이자를 별도의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겁니다. 쿠페이도 10만원을 충전시키는 것이 쿠팡 입장에서는 굉장한 이자수익을 보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거죠. 그런 식으로 페이라는 모델을 가져가는 것은 당근 입장에서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되고요.
 
사실 그 외에도 커뮤니티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카카오톡을 더 이상 메신저라고만 볼 수는 없죠. 카카오톡을 시작으로 수많은 서비스를 파생합니다. 앱 하나로 부족하다 보니까 카카오T, 카카오뱅크 등 별도의 앱을 각각 론칭하기도 했죠. 사람을 카톡으로 끌어모은 다음에 파생해서 다양한 기능을 만든 겁니다.
 
때문에 당근이 하이퍼로컬, 지역 기반의 커뮤니티를 아주 단단하게 가져가고 있다는 것은 지역을 기반으로 특정 서비스를 새롭게 론칭했을 때 초기에 급격하게 성장하는 데에 있어서 굉장한 동력이 될 겁니다. 같은 맥락에서 앞으로 당근이 이런 신사업을 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 건 지역을 기반으로 고정적인 유저들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앞으로 어떤 것을 할지에 대해서 기대하게 되는 이유가 됩니다.
 
 
 
 
✔ 우리 이런 것도 해
 
번개장터는 내부적인 변화가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기획한 전략들이 잘 맞아가고 있습니다. 요새 팝업스토어의 성지는 여의도 더현대죠. 더현대에서 브그즈트랩(BGZT Lab)이라는 팝업을 통해 중고품을 수선한다거나, 리폼하기도 하고요. 한정판 신발을 디스플레이 해놓고 판매하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은 다른 플랫폼에서는 쉽게 시도하기 어려운 마케팅이거든요. 근데 이걸 공격적으로 잘한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하면 중고거래 백화점이 생긴다고 하면 굉장히 이상하게 느껴지잖아요. 근데 번개장터가 그런 걸 해가고 있는 겁니다. 팝업이라는 형태를 시작으로 '우리 이런 것도 해' 카테고리 자체에 대해서 번개장터의 색채를 강력하게 가져가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여의도 IFC몰에 가면 발란(Balaan)의 오프라인 매장이 있습니다. 이 명품 플랫폼이 어보면 오프라인 백화점이라는, '전통적인 명품이 유통되는 채널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 아닌가'라고 이해되는 대목이었거든요. 같은 맥락에서 번개장터가 이런 행보를 보이는 것도 '이걸 왜 하는 거지?'라는 물음표가 찍힘과 동시에 가보고 싶게 만듭니다. '번개장터는 이런 것도 하는구나, 써봐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성공이거든요.
 
당근 같은 경우에는 딱 그거였죠. 별일 없어도 각자 좋아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네이트온, 버디버디 등 PC를 키면 무조건 로그인했던 서비스들이 있었죠. 지금은 커뮤니티 앱들을 기반으로 그런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당근이 동네에서 이미 그런 기능을 충분히 하고 있거든요. 같은 맥락에서 번개장터의 경우에는 품목 별로 '우리가 힙한 플랫폼이라는 것에 대해서 시도해 보려고 한다'라는 느낌을 받았고, 저는 유의미하게 보였어요.
 
이름도 단순하게 번개장터 실험실이 아니라 브그즈트랩으로 가져가는 것도 MZ세대를 공략한, 명확한 전략적 방향성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부분이 번개장터가 흥미롭다고 느껴졌던 부분이고요. C2C 중고거래라는 본업을 위해서 물류는 물류대로 전략을 가져가면서도 새로운 마케팅 기획이 활발하게 나오고 있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보이는 대목인 것 같습니다.
 
 
✔ 글로벌 C2C는 필연적

C2C 거래는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으로 봐요. 당장 출산율이 줄어드는 마당에 육아용품에 대한 수요는 빠질 수밖에 없고, 그렇다 보니까 출산을 앞두고 있는 부모님들은 각종 육아용품을 당근에서 구매하는 게 이미 당연한 현상이 됐습니다. 그것 말고도 부동산, 차량 등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C2C로 거래가 되는 일들이 빈번해지고 있는 상황이죠. 앞으로도 그런 추세는 더 이어지리라 봅니다.
 
중간에 플랫폼, 브로커를 끼고 수수료를 지불하는 형태의 거래들은, 지금 C2C 거래 플랫폼처럼 아주 저렴한 수수료로 거래가 이뤄지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자명해 보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시장의 파이가 커져가면서 경쟁하고, 성장하는 그림이 나올 것 같거든요.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C2C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네이버가 이미 하려고 하고 있죠. 우리나라의 크림, 미국의 포시마크 등 이런 기업들을 다 네이버가 들고 가고 있습니다. 북미 지역에서 한정 발매되는 스니커즈를 우리나라에 있는 특정 개인이 구매해서 배송받아볼 수 있는 창구가 열리는 겁니다. B2C(기업과 개인의 거래)가 아니라 C2C 베이스의 크로스보더(직구·역직구) 이커머스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거죠.

그 부분을 네이버가 장기적인 성장전략으로 가져가고 있다고 볼 수 있고, 국내에서 C2C 거래로 자리를 잡은 번개장터, 중고나라, 당근. 이 3개의 기업도 역으로 해외 쪽에서 C2C 거래에 대한 확장성을 보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국내 C2C 거래 플랫폼들이 해외에서 움직임을 보이고 있거든요. 그런 부분이 앞으로 이 업종을 바라볼 때 중점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포인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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